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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신앙 살이] 영원히 마르지 않을 눈물(上)

[세상살이 신앙살이] 영원히 마르지 않을 눈물 (上) 언젠가 추석날의 일입니다. 그날 오후에 제주도가 고향인 어느 부부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신부님, 오늘 저녁에 별일 없으면 저희 집에 오셔서 미역국에 고기산적으로 식사 같이 해요.” 순간 ‘앗, 제주도 음식을 먹을 수 있겠구나!’ 합동 위령 미사 후에는 별다른 일도 없고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그 집을 방문했습니다. 내가 도착하자 가족들 모두가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주고받았고, 추석 덕담을 나누었습니다. 자매님은 저녁 밥상을 제주도 음식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심지어 귀한 제주 고사리까지 상에 올려서, 맛의 담백함도 가미했습니다. 다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환담을 나누던 중 그날 아침에 있었던 제사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형제님께서 눈물을 주르륵–흘..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일상 속 하느님 뜻을 알아보는 식별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일상 속 하느님 뜻을 알아보는 식별 하느님 뜻에 맞는 선택이 주는 자유로움 하느님께서 내게 바라신 것은 그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내가 경직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그와 신뢰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일해 가기를 바라신다는 생각이 올라왔다 예전 직장에서의 일이다. 중요한 과제 때문에 TF(Task Force·태스크 포스) 팀이 꾸려지고 내가 팀장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평소 직장 내 평판이 좋지 않은 직원 한 명이 팀에 포함됐다. 그 사람에겐 중요한 일은 맡기지 말고, 초기에 군기를 잡고 잘 감시하라는 동료의 조언도 있었다. 맡은 과제를 잘 해내고 싶었던 나는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그를 잘 관리하고 압박해야 할까. 아니면 일단 그를 ..

[교회교리] 마지막 정화 / 연옥

[교회교리] 마지막 정화 / 연옥연옥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30~1032항 하늘의 기쁨으로 들어가기 위해 죽은 다음 거치는 ‘연옥의 정화’ 불로 단련받아 완전함에 이르러 지상에서부터 시작됨 깨달아야 개신교가 성경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는 가톨릭 교리 중에 ‘연옥 교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요한이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 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요한 21,25)라고 하듯, 성경에 모든 가르침이 꼭 다 들어있어야만 한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연옥 교리가 없다면 이 세상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도 많이 감소합니다. 연옥은 실제로 이 세상에서부터..

[세상살이 신앙살이] 딸꾹질과 묵주기도

[세상살이 신앙살이] 딸꾹질과 묵주기도 난 묵주기도 성월을 맞이할 때면, 묵주기도의 횟수를 늘리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곤 합니다. 그리고 매번 10월 7일, ‘묵주 기도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이 되면 평소 때보다 묵주기도 한 꾸러미를 더 바칠 것을 결심하며, 신자들에게도 은근히 강조합니다. 그러던 중 올해 10월 6일 저녁이었습니다. 가볍게 딸꾹질을 하기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숨도 참아보고, 혼자 경기 들린 사람처럼 놀라도 보고, 몸을 숙인 채 천천히 물을 마셔 보았습니다. 그 러다 효과가 있어 딸꾹질이 멈출 만하면 또 하고, 멈출 만하면 또 하고…. 밤 10시가 넘도록 딸꾹질은 계속됐습니다. 그러다 밤 12시, 새벽 1시, 새벽 2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딸꾹질을 멈추려고 ..

[기본교리] ◈12.성경의 목적 / 1.성경의 목적

12.성경의 목적. 12.성경의 목적-1.성경의 목적 하느님은 창조이후 지금까지 우리 인간들과 사랑의 친교를 나누시며 이 사랑 때문에 우리를 죄와 타락에서 구원하실 영원한 계획을 세우셨습니다. 이 구원과 사랑의 말씀을 우리에게 전한 것이 계시이며, 이러한 계시는 역사 안에서 계시를 받고 그에 응답하여 하느님과 친교를 나눈 사람들이 말로 전한 것을 다음 세대에 또 말로 전하며 내려오다가 문자의 발명 이후에는 글로 써서 전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진 하느님의 말씀이 성경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하느님의 계시를 전하고 보존하며, 후대에 남기기 위하여 저술한 책입니다.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야생화는 햇살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야생화는 햇살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사랑이 빠진 그 어떤 다짐도 소용없음을… 사랑이 없었던 기다림과 나만의 잣대와 내 마음이 좋을 때만 했던 이중적인 배려 등을 나도 모르게 움켜쥐고 있었기에 이 늦가을에 다 떨구어 내고 비움의 시간을 준비하려 한다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며 불어오는 늦가을 바람에 코끝은 시리지만 바람결이 너무 좋아 가슴이 벅차게 뛰어오른다. 이 바람결을 통해 유년 시절 맡았던 늦가을의 내음과 정경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나도 모르게 잊혀 가는 삶의 조각난 기억들이, 불어오는 바람결을 통해 떠오르면서 지나온 모든 시간들이 주님의 품 안에서 보호받고 있었음을 깨닫고 감사함으로 눈물을 훔친다. 출퇴근 시간 늦가을의 나무들을 보면서 인생을 배운다. 울창하고 화려했던 나..

[교회교리] 천국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23~1029항

[교회교리] 천국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23~1029항 천국의 기쁨은 관계에서 온다 그리스도와 한 몸 된 공동체며 하느님과의 친교 완성되는 천국 불순종으로 이끄는 자아 버려야 사랑·기쁨·평화 맺을 수 있어 2003년 미국 유타주 블루 존 캐니언으로 가벼운 하이킹 등반을 떠났던 자신만만했던 청년 ‘아론 랠스톤’은 그만 호박돌을 잘못 짚었다가 돌과 함께 굴러떨어져 절벽 사이에 고립됩니다. 함께 굴러떨어진 호박돌에 오른손이 끼이게 된 것입니다. 다용도 칼로 자신의 팔을 짓누르는 돌을 긁어내 보지만, 칼만 무뎌질 뿐 돌은 그대로고 손은 빠지지 않습니다. 그는 음식과 물 없이 5일(127시간)을 버팁니다. 몸이 지칠 대로 지쳐 아무 감각도 느끼지 못할 지경까지 가서야 처음부터 생각했지만 실행하지 못했던 일을 ..

[세상살이 신앙살이] 어르신과 본당 신부의 신경전

[세상살이 신앙살이] 어르신과 본당 신부의 신경전 올 가을 초입 은인으로부터 ‘보랏빛 키 작은 난장이 국화’를 기증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몽우리가 맺힌 정도였는데 어느덧 국화꽃으로서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나는 기증 받은 다음 날부터 매일 아침 8시 30분 즈음이면, 국화에 물을 주었습니다. 물 줄 때마다 느껴지는 국화의 은은한 향기 덕분에, 내 하루의 삶이 국화 향기로 물들어 가는 듯 했습니다. 그 날도 국화꽃에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매일 미사에 참례하시는 본당 어르신 한 분이 일찍 성당에 오시더니, 내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우리 신부님, 오늘은 제가 국화꽃에 물을 줄게요. 어서 미사 준비하셔요.” 나는 어르신의 말을 듣고 생각하기를, ‘미사 시간이 1시간 30분 남았고, 물주..

[위령성월 특집] 그리스도인과 죽음

[위령성월 특집] 그리스도인과 죽음 산 이가 죽은 이 위해 기도하는 ‘통공’이 핵심죽은 이도 교회 공동체 일원 기도 안에서 영적 공유하며 죄의 용서·정화 할 수 있어야 손님 접대나 제사상 차리기 우선시 되는 현실 지양 필요 「상장 예식」 규정 따르면서 가톨릭 장례 정신 되새기길  교회 전례력으로 11월은 위령성월로서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동시에 죽음 자체를 생각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자연재해와 기후위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등 여파로 죽음을 더 가까이에서 마주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살아 있는 우리는 아무도 죽음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 공포, 불안 등 감정을 갖고, 죽음에 관한 수많은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영원한 삶으로 초대하는 교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