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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영성 이야기] 날수를 세다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날수를 세다. 지식에 형제애를 첨가할 때 비로소 지혜로 거듭난다. 이웃에 사는 초등학생이 시력 저하 때문에 안경을 맞추게 되었다. 저 나이에 벌써 안경을 써야 하니 앞으로 시력이 얼마나 더 나빠질까 싶고, 또 얼마나 불편할지를 아는 어른들은 걱정이 많았으나 동생이 하는 말은, “언니가 공부 잘하는 것처럼 보여서 나도 안경을 끼고 싶다”는 것이었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좋은 일이긴 하다. 끼아라 루빅도 포콜라레 영성을 사는 이들에게 자신의 직업에서 전문가가 되라고 격려하였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물론 공부를 해야 하고 그 공부를 잘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인공지능(AI)이 인간의 기억력이나 추리력을 추월하는 현대에 들어 더욱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지식만이..

[교회교리] 성체성사 ②

[교회교리] 성체성사 ②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33~1336항 음식인 빵과 포도주가 생명의 양식이 되는 원리 자녀에게 양식을 먹이는 일은 부모의 세상으로 부르는 초대 생명의 양식으로 오시는 성령 두려움 없이 사랑할 능력 주며 하느님 자녀로서의 자격 부여 △틴토레토의 ‘만나가 떨어짐’. 이집트를 탈출해 가나안 땅으로 가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늘에서 내려오는 만나가 없었다면 그들은 광야에서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음식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말씀의 빵으로 살아간다. “성찬례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입니다.’”(1324) 우리는 이집트를 탈출하여 광야를 거쳐 가나안 땅으로 가는 여정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과 같습니다. 이때 ‘하늘에서 내려오는 만나’와 ‘바위에서..

[세상살이 신앙살이] 웬 호들갑?

[세상살이 신앙살이] 웬 호들갑? 개갑장터순교성지에 마련된 ‘외양간 경당’ 축복식이 일주일 정도 남았을 무렵, 일기예보를 보니 축복식 날에는 비 소식이 없고, 바로 다음 날에 비가 온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고창 지역 땅 대부분은 황토흙이라, 농사에는 좋지만 비가 오면 ‘뻘’로 변합니다. 경당 주변도 황토흙이라, 비가 온다면….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관계로 경당에서 이루어지는 축복식엔 주교님 이하 몇 분만 들어갈 수 있고 대부분 교우분들은 황토흙으로 된 야외에서 미사를 봉헌하기에, 비가 오면 정말 안 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날마다 일기예보를 확인했건만, 맙소사! 결국 하루 전날 일기예보에선 축복식 날 비 소식이 떴습니다. 그것도 70% 이상의 확률로! 지..

[사회교리] 올바른 행동에 대한 성찰

[사회교리] 올바른 행동에 대한 성찰 1. 사랑, 인간과 세상 향한 가장 중요한 가치 (「간추린 사회교리」 516항) 고통에 함께하시는 하느님 발걸음을 완성하는 ‘사랑’ 구조와 제도 불의함 방치하면 상처 곪아 사회 전체 안위 위협 이웃 사랑하고 고통에 연대하는 하느님 마음으로 회심할 때 세상을 참 평화로 채울 수 있어 △영화 ‘부활’ 스틸컷. “이태석 신부의 삶을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하던 차에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에 작은 학교를 짓고 가르쳤던 어린 제자들이 생각났습니다.(중략) 남수단에 찾아갔더니 의대생이 된 제자 16명이 나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의사거나 의대생이 된 제자가 무려 57명에 달했습니다. 남수단 작은 톤즈 마을에 신부님이 지은 허름한 학교에서 6년 만에 국립대 의대생 57명이 나온 것..

15.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 1. 하느님의 자비

15.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1. 하느님의 자비 성경 말씀에 의하면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마태 11, 11)"고 말씀하신 일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성인들이 많이 있지만 예수님께 이같은 찬사를 받은 이는 세례자 요한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주님의 공생활에 대하여 미리 민중에게 전해 준 예언자이기도 하고, 자신의 언행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개종시킨 점에서 사도이기도 하며, 정의를 위하여 죽음을 당한 점으로 보아서는 순교자이기도 합니다. 15-1 하느님의 자비 세례자 요한의 생..

[톡 쏘는 영성] 짜증 줄이는 방법

[톡 쏘는 영성] 짜증 줄이는 방법 기대감 높을수록 짜증도 심해져 ‘기대목록’ 만들고 하나씩 지워가며 기대수준 낮출 때 마음의 짐 덜게 돼 살다보면 짜증날 때가 많습니다. 남편이나 자식에게, 직장 상사나 부하 직원에게 혹은 자신에게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짜증이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체적으로 피곤함이 과부하가 걸렸을 때 짜증이 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몸 상태가 좋은데도 짜증이 나는 것은 심리적인 원인 때문입니다. 즉 기대수준이 너무 높을 때 짜증이 유발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기대감이 필요합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이 주는 기대감은 필수 영양소와도 같은 것입니다. 기대를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돼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죽을 때까지 피어..

[교회교리] 성체성사 / 음식과 양식의 차이점

[교회교리] 성체성사(聖體聖事) 음식과 양식의 차이점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22~1332항 육체만 살리는 음식과 달리 부모의 사랑이 담긴 양식은 감사하는 마음 솟아나게 해 천상 양식인 성체 모시면서도 감사하며 하느님께 순종해야 △성체성사는 하느님께서 아드님의 살과 피를 내어주시며 당신 나라 공동체에 초대하시는 방식이다. 사진은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미사 중 성체를 받아 모시는 신자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영화 ‘웰컴투 동막골’(2005)에서 기억에 많이 남는 대사가 있습니다. 첩첩산중 동막골에 숨어든 북한군 지휘관은 어떻게 그 동네 사람들이 촌장을 그리도 잘 따르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촌장에게 그 비결을 물었습니다. 촌장의 대답은 단순했습니다. “잘 먹여야지, 뭐!” 너무도 단순하고 명..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음악이 주는 위로와 기쁨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음악이 주는 위로와 기쁨 저녁 퇴근길, 오늘도 라디오를 들으며 퇴근한다. 그 시간 내가 즐겨 듣는 프로그램은 다양한 나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오프닝에서 사회자가 항상 오늘 하루 참 수고가 많았다는 말을 하는데, 그 말처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을 듣고 있으면 오늘 하루 고생한 내가 정말 위로와 격려를 받는 것만 같다. 내가 가보지 못한 나라의 이국적인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숲속 작은 오솔길을 걷는다거나, 넓고 푸른 초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거나, 아니면 어느 허름한 주점에서 소울(soul) 가득하게 노래하는 여가수 앞에 앉아있다는 상상이 된다. 하루 종일 긴장하며 날카로워졌던 마음도 풀어지고, 그 순간만큼은 무엇을 줘도 바꾸고 싶지 않을 만큼..

[세상살이 신앙살이] 소탐대실 (下)

[세상살이 신앙살이] 소탐대실 (下) 경당 주변에 조경석을 쌓으면서, 돌과 돌 사이에 철쭉나무를 심을 계획으로 조경석 작업을 하시는 할아버지는 철쭉 구입비용을 100만 원 책정하셨기에, 나는 철쭉나무를 반값에 살 수 있다는 판단으로 아침부터 철쭉 농장에 직접 가서 철쭉 600주를 사가지고 왔었는데! 그런 다음 철쭉 600주를 조경석 공사 현장에 내려놓고 기쁨의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그 할아버지가 보여준 실망의 얼굴빛을 보며 뭔가 이상하다 싶어 공사 현장을 살펴보는 순간 나의 머리가 쭈뼛쭈뼛 서는 것 같았습니다. 할아버지가 경당 주변에 쌓아 놓은 조경석을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나 스스로가 먼저 ‘철쭉을 잘못 샀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경당 주변에 쌓아 놓은 조경석의 모습이 품격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