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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신앙살이] 청개구리와 군인정신

[세상살이 신앙살이] 청개구리와 군인정신 예전에 1박2일 일정으로 어떤 신학생이 공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전역한 지 이삼 년쯤 지난 듯 한데도 외모나 말투, 행동에서 군인 티(?)가 나는 신학생이었습니다. 그 신학생과 나는 동네 갯벌로 가서 맑은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겼는데, 산책 도중 신학생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는 군대 생활을 하는 동안 재미있었고, 특수 훈련을 나가거나 전술 훈련을 할 때면 신바람이 날 정도였답니다. 그러다 전역하고 신학교에 복학했는데, 군인 정신(?) 덕분에 신학교 생활은 편했지만 때론 자신의 성소가 ‘군인’이 아닐까 고민을 했다는 겁니다. 우리는 ‘꿈’과 ‘성소’에 대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대화중에 그 신학생이 말했습니다. “군 생활이 ..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스님의 묵주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스님의 묵주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가을 산사(山寺)에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진다. 행사를 시작하려면 몇 시간이 남았지만 출연자들이 리허설을 하느라 줄지어 기다리고, 대웅전 앞에 설치된 가설무대 위의 플래카드를 보니 내로라하는 가수들 이름도 적혀 있다. 아직 조금 따가운 가을볕을 가리기 위해 쳐 놓은 천막 아래에는 마당을 가득 메운 의자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도 개울 옆 정자 하나를 잡아 기타를 튜닝하고 화음을 맞춰 보았다. 우리 중 아무도 전문 음악가는 아니지만 포콜라레운동의 젊은이들이 만든 젠 노래는 삶이 녹아 있는 곡들이라 가사만으로도 선물이 되기에, 그분들을 사랑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서로 간의 일치를 보여 주는 데에 의미를 두기로 하였다. 무엇보다..

[교회교리] 성품성사

[교회교리] 성품성사 「가톨릭 교회 교리서」 1533~1553항 그리스도 사제직 참여는 구원의 족보에 참여하는 것과 같다 성령으로 그리스도를 중개하신 성모님 사제직에서 볼 수 있듯 하느님과 이웃을 이어주는 구원의 통로가 사제직의 본질 이제 사제직의 ‘성품성사’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제의 직무는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으로 구분됩니다. 직무 사제직은 “성사적 행위”(1538)인 성품성사에 의해 사제로 축성된 이들의 직무입니다. 그런데 이 직무 사제직도 ‘은총의 중개자’가 되어 하느님과 이웃을 이어준다는 본질적인 면에서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과 다르지 않습니다.(1546 참조) 우리 사제직은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1티모 2,5)이신 예수 그리스도”(1544)의 사제직과의 결합입..

[사회교리] 복음과 사회교리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태 4,17)

[사회교리] 복음과 사회교리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태 4,17) 「간추린 사회교리」 517항 참평화는 용기 있는 반성과 참회를 통해 가능하다 회적 갈등 해소하기 위해선 복음적 가치의 회복이 우선 진정한 참회 통해 정화된 마음 이 땅에 하느님 나라 실현하는 길 “우리는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너무나 많이 저질렀습니다. 지금도 부정과 불의가 우리 안에 창궐하고 있습니다. 배리(背理)와 역리(逆理)가 순리와 도리에 앞지르고 있습니다. 우리 손은 깊이 부패되어 있습니다. 우리 발은 깊이 흙탕물에 젖어 있습니다. 그러하오나 주여! 하염없는 참회의 눈물을 머금은 채 우리와 한결같은 소망은 저 맑고 푸른 하늘 높이 당신 어전에까지 날으고 싶사옵니다. 하오니 주여! 당신의 무한하신 자비로 우리의 ..

[톡 쏘는 영성] 무소유의 심리

[톡 쏘는 영성] 무소유의 심리 무소유를 바라보는 불편한 감정 가난하게 살지 않는 타인을 비난 외적 가난에 집착하는 콤플렉스 진정한 가난은 자유롭고 편한 것 많이 가진 것이 불편하기 때문에 자신의 편안을 위해 가진 것 나눠 시중에 무소유에 대한 글이 나오곤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그런 글을 쓴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그런데 그 존경심의 이면에는 불편함 감정이 함께 합니다. 늘 돈에 쪼들려서 돈에 집착하며 사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열등감을 갖는 것입니다. ‘난 왜 이리 속물인가’하면서 말입니다. 그렇다면 무소유의 삶에 대해 영성 심리에서는 어떻게 보는가? 아무것도 갖지 않고 사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삶이라고 평가합니다. 비현실적인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무소유를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대..

[사회교리] 복음과 사회교리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필리 4,4)

[사회교리] 복음과 사회교리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필리 4,4) 「간추린 사회교리」 60항 그리스도인들에게 기쁨이란 하느님 사랑으로 사는 것 슬픔과 고통이 교차하는 기쁨 고난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 신앙 안에서 새로운 의미 부여 궁극적 가치 발견하는 시각 필요 ■ 여러분은 기쁘십니까? 오늘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여러분들은 기쁘십니까? 기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고,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또 무엇입니까?” 즐겁고 흥겨운 느낌이나 감정을 기쁨이라고 표현합니다. 만족감, 행복, 성취와 충족, 감사함이 기쁨의 주된 이유이며, 세속적 쾌락이나 재미를 통해 기쁨을 얻기도 합니다. 반대로 힘들고 고단한 상태를 기쁨으로 여기긴 어렵습니다. 기쁨은 삶의 질과 행복과 의..

[교회 교리] 병자성사

[교회 교리] 병자성사 「가톨릭 교회 교리서」 1514~1532항 병이 치유되어도 치유되지 않아도, 병자성사 은총은 한결같다 은총의 본래 목적 ‘영혼 구원’ 외적인 치유만 바라지 말고 그리스도의 고난과 합치된 영혼의 내적 치유 먼저 바라야 죄가 많은 곳에 은총도 많습니다.(로마 5,20 참조) 죄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질병도 은총을 끌어당깁니다. 하지만 약국이나 병원에 가도 되는 정도의 병으로 병자성사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약국이나 병원도 주님께서 주신 은혜입니다. 그러나 성사를 통해 받는 은총이 약국이나 병원에서 주는 것과 비교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병자성사는 “환자가 질병이나 노쇠로 죽을 위험이 엿보이는 때”(1514)에 받는 것이 가장 적절합니다. 그래야 그 은총이 확연히 드러날 ..

[세상살이 신앙살이] 말벌과 신부님 마음(하)

[세상살이 신앙살이] 말벌과 신부님 마음(하) 사나워진 말벌들이 사라진 후 피해 상황을 봤더니, 동창 신부님은 도망가는 순간 ‘피에타 성상’ 옆에 있는 소나무 가지를 머리로 들이받아 두피가 긁혔고, 오른쪽 무릎이 말벌침에 쏘였습니다. 아침부터 폭풍 잔소리를 할 때는 ‘남의 속도 모르는 동창 신부’라고 야속했는데, 말벌에 쏘이고 두피가 긁혀 피가 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이에 작업을 멈추고, 나는 동창 신부님을 데리고 병원에 갔고, 거기서 신부님은 주사를 맞았습니다. 사나운 말벌에 쏘이면 아플 텐데,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 동창 신부님! 그 앞에서 나 역시 백신 주사를 맞은 팔의 근육통이 왔지만 아프다는 말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성지로 돌아와 작업을 마무리 했고, 주변 정리와 작업 도구..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선물 같은 오늘 하루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선물 같은 오늘 하루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탈출 3,12) 요즘 어머니가 아프시다. 몇 주씩 입원도 자주 하고, 응급실도 여러 번 들락날락했다. 평소 건강하신 분이었는데, 갑작스레 찾아온 병 때문에 어머니와 가족들의 충격은 컸다. 게다가 입맛까지 변하셔서 식사도 잘 못하신다. 뭐라도 먹길 바라는 가족들의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식욕을 잃은 어머니 몸은 점점 말라갔다. 게다가 검사는 왜 이리 많은지, 매일 같이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일 년에 한번 할까 말까 하는 컴퓨터 단층 촬영(CT)도 매주 했다. 촬영 전에는 금식도 해야 해서 물 한 방울 마시지 못하셨다. 가뜩이나 못 드시는데, 금식까지 하는 날은 마음이 정말 편치 않았다. 얼마나 힘드실까, 언제쯤 병이 나을 수 있을까..

[사회교리] 복음과 사회교리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사회교리] 복음과 사회교리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6) 「간추린 사회교리」 138항 그리스도인의 성숙한 사회참여, 사람다운 세상 향한 밀알 올바른 통치자 만드는 것은 유권자의 관심과 사회참여 개인의 권익에 따른 선택 아닌 공동선 위한 사고와 책임 강조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은 가정주부로서 아무런 정치적 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많은 시련을 이겨내며 민주화를 정착시켰습니다. 그 비결은 하느님을 믿고 국민을 존중하고 민심을 천심으로 알고 따르며 진리와 정의를 실천하고 관용을 베풀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누구나 상식적으로 아는 정치의 정도와 양식을 따르며 정직하고 겸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