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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영성 이야기] 날수를 세다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날수를 세다. 지식에 형제애를 첨가할 때 비로소 지혜로 거듭난다. 이웃에 사는 초등학생이 시력 저하 때문에 안경을 맞추게 되었다. 저 나이에 벌써 안경을 써야 하니 앞으로 시력이 얼마나 더 나빠질까 싶고, 또 얼마나 불편할지를 아는 어른들은 걱정이 많았으나 동생이 하는 말은, “언니가 공부 잘하는 것처럼 보여서 나도 안경을 끼고 싶다”는 것이었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좋은 일이긴 하다. 끼아라 루빅도 포콜라레 영성을 사는 이들에게 자신의 직업에서 전문가가 되라고 격려하였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물론 공부를 해야 하고 그 공부를 잘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인공지능(AI)이 인간의 기억력이나 추리력을 추월하는 현대에 들어 더욱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지식만이..

[세상살이 신앙살이] 웬 호들갑?

[세상살이 신앙살이] 웬 호들갑? 개갑장터순교성지에 마련된 ‘외양간 경당’ 축복식이 일주일 정도 남았을 무렵, 일기예보를 보니 축복식 날에는 비 소식이 없고, 바로 다음 날에 비가 온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고창 지역 땅 대부분은 황토흙이라, 농사에는 좋지만 비가 오면 ‘뻘’로 변합니다. 경당 주변도 황토흙이라, 비가 온다면….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관계로 경당에서 이루어지는 축복식엔 주교님 이하 몇 분만 들어갈 수 있고 대부분 교우분들은 황토흙으로 된 야외에서 미사를 봉헌하기에, 비가 오면 정말 안 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날마다 일기예보를 확인했건만, 맙소사! 결국 하루 전날 일기예보에선 축복식 날 비 소식이 떴습니다. 그것도 70% 이상의 확률로! 지..

[톡 쏘는 영성] 짜증 줄이는 방법

[톡 쏘는 영성] 짜증 줄이는 방법 기대감 높을수록 짜증도 심해져 ‘기대목록’ 만들고 하나씩 지워가며 기대수준 낮출 때 마음의 짐 덜게 돼 살다보면 짜증날 때가 많습니다. 남편이나 자식에게, 직장 상사나 부하 직원에게 혹은 자신에게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짜증이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체적으로 피곤함이 과부하가 걸렸을 때 짜증이 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몸 상태가 좋은데도 짜증이 나는 것은 심리적인 원인 때문입니다. 즉 기대수준이 너무 높을 때 짜증이 유발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기대감이 필요합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이 주는 기대감은 필수 영양소와도 같은 것입니다. 기대를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돼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죽을 때까지 피어..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음악이 주는 위로와 기쁨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음악이 주는 위로와 기쁨 저녁 퇴근길, 오늘도 라디오를 들으며 퇴근한다. 그 시간 내가 즐겨 듣는 프로그램은 다양한 나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오프닝에서 사회자가 항상 오늘 하루 참 수고가 많았다는 말을 하는데, 그 말처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을 듣고 있으면 오늘 하루 고생한 내가 정말 위로와 격려를 받는 것만 같다. 내가 가보지 못한 나라의 이국적인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숲속 작은 오솔길을 걷는다거나, 넓고 푸른 초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거나, 아니면 어느 허름한 주점에서 소울(soul) 가득하게 노래하는 여가수 앞에 앉아있다는 상상이 된다. 하루 종일 긴장하며 날카로워졌던 마음도 풀어지고, 그 순간만큼은 무엇을 줘도 바꾸고 싶지 않을 만큼..

[세상살이 신앙살이] 소탐대실 (下)

[세상살이 신앙살이] 소탐대실 (下) 경당 주변에 조경석을 쌓으면서, 돌과 돌 사이에 철쭉나무를 심을 계획으로 조경석 작업을 하시는 할아버지는 철쭉 구입비용을 100만 원 책정하셨기에, 나는 철쭉나무를 반값에 살 수 있다는 판단으로 아침부터 철쭉 농장에 직접 가서 철쭉 600주를 사가지고 왔었는데! 그런 다음 철쭉 600주를 조경석 공사 현장에 내려놓고 기쁨의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그 할아버지가 보여준 실망의 얼굴빛을 보며 뭔가 이상하다 싶어 공사 현장을 살펴보는 순간 나의 머리가 쭈뼛쭈뼛 서는 것 같았습니다. 할아버지가 경당 주변에 쌓아 놓은 조경석을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나 스스로가 먼저 ‘철쭉을 잘못 샀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경당 주변에 쌓아 놓은 조경석의 모습이 품격 있..

[톡 쏘는 영성] 공상도 약이다

[톡 쏘는 영성] 공상도 약이다. 무의미한 시간때우기 아니라 스트레스 쌓인 몸에 긴장 풀어줘 우울하거나 불안한 이에게 필수 직장 없는 백수들은 돈이 없으니 밖에 나갈 엄두가 안 납니다. 그래서 하루종일 집 안에서 공상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부모님들은 역정을 내십니다. 공상을 무의미한 시간때우기라고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상은 의의로 심리치료적 효과가 있습니다. 백수들이 건강한 것은 공상 덕분이란 것입니다. 공상을 오래 하면 그것이 현실처럼 여겨져 심리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상은 우울증 치료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우울증에 대해 작가 윌리엄 스타이런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는 우울증을 ‘보이는 어두움’(..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먼저 가본 이들의 기도가 필요하신 주님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먼저 가본 이들의 기도가 필요하신 주님 살아낸 시간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우리 아이들의 생애 첫 선생님이 되어 매일매일 아이들에게 마음을 다해 사랑으로 함께하는 교직원들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손 편지를 적었다. 어찌 그 고마운 마음을 작은 카드에 다 표현할까마는, 평소에 표현하지 못했던 나의 사랑이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다. 한 명 한 명의 교사들에게 손 편지를 적다 보니 모든 선생님의 노고에 이 순간만큼은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하게 된다. 개개인의 성격과 자라 온 환경이 다르고, 근무 연차도 다르지만 서로에게 맞추어 가며 웃음을 잃지 않았던 교사들이 있었기에, 나는 어린이집을 직장이 아닌 놀이터라..

[세상살이 신앙살이] 소탐대실(小貪大失) (上)

[세상살이 신앙살이] 소탐대실(小貪大失) (上) 개갑장터 순교성지에 경당을 마련할 때의 일입니다.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세워진 작은 경당의 모습이 왠지 썰렁하여, 이곳을 찾는 순례자들에게 아늑함을 나누고자 조경 작업을 계획했었습니다. 그 시작으로 경당 주변을 조경석으로 쌓을 생각을 했지만, 막상 그 일을 맡아 줄 적합한 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고민하고 있던 중, 다행히도 어느 교우분을 통해 조경과 조경석 쌓기 분야에 탁월한 실력을 가진 분의 전화번호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분께 전화를 몇 번 드렸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3일째 되는 날, 그날은 아침부터 비가 오던 날이었는데, 오전에 통화가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분은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였고, 날씨가 좋으면 현장에 ..

[톡 쏘는 영성] 깔끔하게 살자

[톡 쏘는 영성] 깔끔하게 살자 작은 변화로도 달라지는 사람 마음 심리적 문제 갖거나 우울할수록 외적으로 다듬고 가꾸지 않으면 내적으로 더욱 황폐해질 수 있어 미국 의사 존픽(John Pick)이 1948년 학술지에 성형으로 얼굴을 고친 죄수 376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1% 정도만 재수감 됐고 대부분은 사회생활에 적응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면 자기 얼굴을 보며 울부짖습니다. 마치 얼굴이 자신의 보기 싫은 현재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성형을 하고 나면 무언가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난 듯해서 과거를 버리고 새 삶을 살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범죄자가 되지 않으려 애쓰며 삽니다. 그렇다고 해서 돈을 들여서 얼굴을..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사랑은 묻는 것, 살피는 것, 알아차리는 것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사랑은 묻는 것, 살피는 것, 알아차리는 것 실망에 머무르지 않고 매 순간 사랑하기로 다짐하다 “당신 요즘 어때?” 요즘 남편이 나에게 가끔 묻는 말이다. “응, 뭐 그냥 그래”하고 대답하면 “ 요즘 당신 스트레스가 뭐야?”하고 구체적으로 다시 묻는다. 그러면 나는 이때다 하며 미주알고주알 요즘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을 털어놓는다. 그러면 중간중간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하고 귀 기울여 듣고 있다는 표현을 하며 듣는다. 남편이 잘 들어 주니 신나게 이야기하게 되고 어느새 홀가분한 마음이 된다. 남편은 예전에는 내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 이야기를 들으면 “당신도 잘못이 있네”, “이렇게 하는 게 어때?”, “그냥 때려치워!”하며 잘잘못을 따지고 조언을 하고 빠른 결론을 내리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