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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신앙살이] 도민증

[세상살이 신앙살이] 도민증 내 기억 속 ‘고창’이라는 지역엔 언제나 ‘선운사’와 ‘고인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습니다. 선운사는 한국 불교에서 선방이 있는 유명한 사찰 중의 하나이고, 특히 선운사 대웅전 뒤편에는 거대한 동백 군락지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3월의 어느 날 오후, 함께 사는 신부님과 동백 군락지를 보려고 선운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차를 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벚꽃 길을 따라 걸어갔더니 매표소가 나왔습니다. 당연히 입장권을 끊으려고 입장료를 보는데, ‘도민 무료’라는 내용이 눈에 확 – 들어왔습니다. ‘ 이런 행운이…!’ 작년에 고창 지역으로 인사이동이 된 후, 의료 보험료 납부 문제로 심원면 사무소에 가서 전입신고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날짜로 나의 주민등..

[톡 쏘는 영성] 기분전환의 중요함

[톡 쏘는 영성] 기분전환의 중요함 기분은 스스로가 조절할 수 있어 좋은 것 나쁜 것 선택할 수 있기에 즐겁게 살려면 나쁜 것은 버려야 “에라 기분이다~”, “기분 좋다”, “기분 나쁘다”, “기분이 왜 이래” 등 기분에 대한 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기분에 대하여 갖는 편견은 가벼운 것 진중하지 못한 것 등등의 부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기분은 아주 중요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그리 강하지 못하고 갈대처럼 흔들리는 경향이라 기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큽니다. 심리학자 테이어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10일간 했습니다. 하루 중 다섯 차례 특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그때마다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느끼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사람들은 같은 문제를 놓고 ..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들에 핀 나리꽃처럼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들에 핀 나리꽃처럼 사랑 안에서 피어나는 하느님의 아름다움 바삐 지낸 나의 근황을 알고 한번 와서 쉬어 가라는 친구의 간곡한 초대로 그의 전원주택을 찾아갔다. 친구의 정원에는 덩굴장미는 물론 웬만한 나무와 초화는 다 자리 잡고 있는 듯했다. 단풍나무, 소나무, 벚나무, 산딸나무, 불두화, 매발톱꽃, 튤립, 베고니아, 마가렛, 산수국, 붓꽃, 자운영 등등에다, 큰 항아리 뚜껑으로 만든 연못에는 올챙이까지 자라고 있었다. 자연 그대로인가 싶게 가꾸지 않은 듯하면서도 일일이 주인의 손길이 갔을 정원은 정말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낮은 울타리 너머 마주 보이는 숲에는 이제 제법 잎을 틔운 키 큰 나무들이 갖가지 녹색으로 봄바람을 읊고 있었다. 그렇게 자연을 그대로 불러들여 터를..

[세상살이 신앙살이] 사욕과 치유

[세상살이 신앙살이] 사욕과 치유 예전에 목이 심하게 부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까스로 미사를 봉헌한 후 이비인후과에 가서, 주사도 맞고 약도 타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내심 걱정이 컸습니다. 왜냐하면 그다음 날부터 1박2일 동안, 어느 본당의 전 신자 ‘사순 특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하루 종일 약을 먹고 휴식은 취했지만 편두통까지 생겨서 더 힘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병원에 또 가서 주사뿐 아니라 링거까지 맞았더니 차도가 있었습니다. 이에 공소로 돌아와 잠시 쉰 후, 특강할 성당으로 갔습니다. 본당 주임 신부님은 나를 환영해 주는데 어딘가 모르게 기운 없는 나를 보고, ‘아프냐’ 묻기에 ‘몸이 좀 안 좋다’고 말했더니, ‘그럼 말을 하시죠, 특강을 취소했을 텐데. 신부님 몸이 우선이죠!’..

[톡 쏘는 영성] 화를 키우지 마라

[톡 쏘는 영성] 화를 키우지 마라 ‘화를 내는 것이 무슨 이익이 될까?’ 마음 안의 손익계산기를 작동시켜 무익하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면 타오르는 분노 누그러트릴 수 있어 질 볼테 테일러(Jill Bolte Taylor) 박사는 “분노를 키우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분노를 키우면 나타나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 심리학자 레드포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적대감이 큰 사람들은 자기방어라는 인식 하에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적으로 행동 하려는 충동이 강하다. 그리고 대처 능력이 약해서 결국은 스스로 소외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 말처럼 내 안에 화가 많으면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가까이 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칫 고독사 할 수 있습니다. 또 마음 안에 분노가 가득한 사람들은 건강도 좋지 않습니..

[생활 속 영성 이야기] 하느님 뜻을 선택하고 지켜가는 마음, 식별

[생활 속 영성 이야기] 하느님 뜻을 선택하고 지켜가는 마음, 식별 께서는 당신의 뜻을 지켜 갈 힘까지 주신다 십여 년 전 대학원에서 환경 정책 분야 석사 학위를 받자마자, 내가 속한 한국CLC(Christian Life Community) 공동체로부터 외국인 노동자 인권센터 일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나는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식별하는 시간을 가졌다. 식별(識別)이란 마음 안에 일어나는 움직임 중에서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선택하는 이냐시오 영성의 한 방법이다. 식별 과정 중에 여러 가지 것들이 마음 안에 일어났다. 무엇보다 전공 분야 학업을 중단하고 전혀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이 꽤나 부담스러웠다. 매일 장거리를 출퇴근해야 하고, 급여가 많지 않은 것도 걱정되었다. ..

[세상살이 신앙살이] 하느님은 우리의 이야기를 다 듣고 계신다

[세상살이 신앙살이] 하느님은 우리의 이야기를 다 듣고 계신다 개갑장터순교성지의 ‘외양간 경당’ 공사가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 속에서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공식’을 준비하던 때였습니다. 행사 준비를 하면서, 기공식 주례에 관해 고창본당 주임 신부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결과, 축성식에는 주교님을 모시기로 했고, 기공식에는 전주교구 지구 사제들의 협조와 관심을 모으는 뜻에서 지구장 신부님을 모시기로 했습니다. 이에 지구장 신부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흔쾌히 응해 주셔서, 마침내 기공식 현수막과 문구도 준비했습니다. 기공식을 하기 열흘 전, 현수막 크기를 재는 일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현수막 크기를 재러 성지로 가는 날, 수도원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도중 동료 신부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 신..

[세상살이 신앙살이] 자연과 나 사이의 경계(下)

[세상살이 신앙살이] 자연과 나 사이의 경계 (下) 사실, 갯벌에 빠진 차는 빼내 줄 수 없다는 보험 회사 직원의 말이 이해는 됐습니다. 그래서 다급한 마음에 공소 식구들을 통해 마을 주민 중 조개잡이를 나가는 트랙터를 섭외해 보려고 하는데, 또 다시 보험 회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고객님. 차량이 갯벌 어느 지점에 빠져 있는지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 주세요.” 나는 그 말을 듣자, 왠지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갯벌에 빠진 차량의 상태를 찍어 문자 메시지에 첨부해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감사하게도 잠시 후, ‘출동하겠다’는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휴….’ 안도의 한숨이 나왔습니다. 읍내에서 오는 것이라 갯벌까지 20분 정도 소요될 거란 생각에, 눈보라가 휘날리는 갯벌 앞에서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성모님과 함께한 3대 모녀 나들이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성모님과 함께한 3대 모녀 나들이 “역시 우리 할머니는 성모님께서 사랑하시는 복덩이셔”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딸아이에게서 3월 중순경 연락이 왔다. 외할머니랑 9살 된 반려견 사랑이가 보고 싶어 4월 셋째 주 주말을 이용하여 부산에 다녀오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못 내려왔기에 거의 10개월 만에 얼굴을 보는 것 같아 기뻤다. 친정 엄마에게 손녀가 온다는 이야기를 하는 순간, 엄마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난다. 손녀가 이탈리아로 유학을 하러 가기 전 2년을 함께 살아서인지 유독 엄마와 정이 깊다. 아침마다 묵주기도를 마치시고 “항아가 언제 온다고?” 확인하며 기다리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엄마, 밤 9시 도착이라 공항으로 마중하러 가야 하는데 같이 갈래요? 그리고 주일에..

[톡 쏘는 영성]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

[톡 쏘는 영성]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 누를수록 강하게 튀어오르는 분노 억압된 감정들 쌓여 화산처럼 터져 평소 자기감정 표출 위한 노력해야 옛 어른들은 화난 사람들을 달래면서 “네가 참아라.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최근에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일명 분노조절장애자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 심기를 건드렸다고 폭언을 하거나 폭행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자기밖에 모르는 ‘자기애적 성격장애자’들입니다. 그래서 자기 차 앞에 차가 끼어들었다고 분노하고 데이트 폭력을 일삼고 하는 등의 저급한 행동을 서슴지 않습니다. 오래전 태국에서 태국인과 한국인이 탄 차가 접촉사고가 났는데 한국인이 폭언을 하자 갱단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