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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영성 이야기] 기쁘게 아버지께 청하며

[생활 속 영성 이야기] 기쁘게 아버지께 청하며 나의 건강 또한 내 것이 아니었음을… 나는 사계절 중에서 여름이 가장 좋다.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에 솜뭉치처럼 탐스러운 뭉게구름들이 어우러진 하늘을 볼 때면 그 아름다움에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두근거린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도 유년 시절 주택에서 살던 동네 이웃들과의 정겨운 기억들이 떠올라 여름은 언제나 첫 사랑 같은 설렘의 계절이다. 그렇게 날아갈 듯 좋은 기분과 컨디션으로 맞이한 8월 첫째 날, 뜨거운 햇살을 벗 삼아 신나게 집안일을 하는 중 허리를 숙이는데 갑자기 딱! 소리가 나면서 나도 모르게 주저앉아버렸다. 식은땀이 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방바닥에 그대로 누워서 ‘아~ 아프면 안 되는데… 어떻게 하지?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세상살이 신앙살이] ‘다들 힘들게 사시는구나!’

[세상살이 신앙살이] "다들 힘들게 사시는구나!" 개갑장터순교성지 안에 수도원을 짓고, ‘순례자 쉼터’를 마련하기 위한 건축비를 모금할 때의 일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모금이 어렵다’, ‘본당에 미사가 없어서 특강 등은 힘들 것이다’ 등 외적인 여건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에 현실적인 상황을 원망하기보다 뭐라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역 특산품을 팔아볼 생각을 했습니다. 이에 고창이 자랑하는 ‘청보리 미숫가루’와 성지 근처 홍농본당 주임 신부님의 배려로 소개받은 가공 공장에서 손질한 법성포 ‘굴비’를 팔 계획을 세웠습니다. 처음 해보는 지역 특산물 판매라, 이런 생각도 해보고 저런 계획도 짜 보면서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한 후에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겼습..

[톡 쏘는 영성] 마음의 치유제인 눈물

[톡 쏘는 영성] 마음의 치유제인 눈물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사는 응어리 울고 싶은 마음 억제하기보다는 자기감정 오롯이 쏟아 실컷 울어야 마음 건강을 챙기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눈물입니다. 예전 우리 어른들은 “남자가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 “여자가 울면 집안에서 복이 나간다”고 하며 눈물을 보이며 우는 것에 깊은 거부감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심리치료가 발전하면서 울음이 마음의 치유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실컷 울고나면 치유가 된다는 것인데, 그러질 못하고 울지 못할 때 그것이 가슴의 응어리로 남아있다 병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음 안에 수많은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가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눈물이 왈칵 나오려고 하는 것은 그때의 한이 아직도 풀리지 않..

[세상살이 신앙살이] 영화와 찬송가

[세상살이 신앙살이] 영화와 찬송가 9월에 어느 성지에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관련 행사가 있는데, 행사 협조를 위해 그 성지를 방문해 회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회의에는 서울에서 오신 분도 몇 분이 계셨는데, 그분들은 회의 후에 개갑장터순교성지 방문을 희망하셨습니다. 그래서 회의를 마친 후 나는 그분들과 함께 개갑장터순교성지에 갔습니다. 일행은 순례를 마친 후, 하루를 묵으려고 근처 홍농 쪽에 숙소를 잡았고, 그 숙소에서 저녁도 먹었습니다. 식사와 담소를 나누던 중 나를 공소로 데려다 주기로 한 형제님께서 잠시 쉰다며 방에 들어가더니, 그만 푹 – 잠들어 버렸습니다. 새벽부터 운전을 하느라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다른 분들은 운전이 서툴고 또 홍농에서 심원 가는 시골길은 운전이 어렵다면서, 택시..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엄마와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여행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엄마와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여행 ‘엄마’라는 이름의 소녀와 함께한 시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네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요즘, 우리 가족은 속초로 휴가 여행을 다녀왔다. 한 주 전 엄마는 갑작스러운 빈혈로 응급실에서 수혈을 받았다. 치매를 앓고 계시긴 해도 큰 병이 없어 병원 신세를 많이 지지 않았던 엄마가 갑자기 수혈을 받는 상태가 되니 엄마에게 남은 시간을 가늠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수혈만으로도 기운을 차린 엄마는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 나이가 이렇게 많으니 그만 살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 솔직한 마음은 더 살고 싶어. 지금 나는 아무 불만이 없어. 아픈 데도 없고 편안하고 행복해”라고 말했다. 엄마는 응급실에서 ..

[톡 쏘는 영성] 마음이 병든 사람들의 특징

[톡 쏘는 영성] 마음이 병든 사람들의 특징 부정적 감정을 인정하지 않고 왜곡 감추는 데 급급해 감정 표현 서툴러 내면의 상태 정직하게 볼 수 있어야 마음이 병든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툽니다. 그래서 자기감정을 스스로 왜곡하는 일이 많습니다. 화가 났어도 그것이 화가 난 것인지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표현하지도 못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부인합니다. 서운하지도 화가 나지도 않았다고 부인합니다. 왜 그런가?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했다가 속 좁은 사람이란 비난을 들을까 두려운 것입니다. 또 자기 마음 안에 그런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불편해서 그렇습니다.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데도 끝까지 자기감정을 감추려고 합니다. 자신이 지금 이러는 것은 화가 나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변명하..

[세상살이 신앙살이] ‘강석진 고객님… 어?’

[세상살이 신앙살이] ‘강석진 고객님… 어?’ 내가 현재 소임 맡고 있는 공소 마당에는 두 개의 컨테이너 건물이 있습니다. 하나는 주방 시설이 비치된 모임방으로, 다른 하나는 소소한 작업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작업 공간에서 요즘은 청보리를 받아다가 방앗간에서 빻은 후, 1㎏씩 봉지에 담아서 택배로 판매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개갑순교성지 수도원 건축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전에 청보리 미숫가루 발송 작업을 마치고 수도원으로 들어가는데 우편함에 종이쪽지가 붙어 있었습니다. ‘[우편물 도착 안내서] … 강석진님에게 발송된 우편물을 가지고 왔는데, 그 우편물은 ‘본인지정등기’이고 … 강석진님 부재로 배달하지 못하였습니다 … 0월 0일까지 00 우체국에 보관하..

[생활 속 영성 이야기] 하늘의 악보

[생활 속 영성 이야기] 하늘의 악보 보편 형제애 실현해야 하는 정치야말로 ‘사랑 중의 사랑’ 무지개색을 모두 합하면 무슨 색이 나올까? 모든 빛을 합성하면 흰빛이 되고 모든 색을 합치면 검은색이 된다고 배운 기억이 난다. 그래서 포콜라레운동에서는 ‘정치, 공공 행정 및 세계성 분야’에 대한 삶을 검은색으로 표현한다. 왜냐하면 정치야말로 인간의 삶을 모두 아우를 뿐 아니라, 공공선을 제도적으로 펼치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치인이나 행정가는 물론 시민 개개인도 자신이 정치의 주체임을 인식해 투표 참여나 공익을 위한 민원 등에 적극성을 띠도록 격려하고 있다. 끼아라 루빅은 1996년 이탈리아 정치인들을 만났을 때, 정치 일선에 있으면서도 어떻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하..

[톡 쏘는 영성] 거짓의 심리

[톡 쏘는 영성] 거짓의 심리 자기방어에서 시작된 거짓의 습관 한순간 모면하려는 수단으로 사용 자기 문제 외면한 채 남 탓 일삼아 나라가 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를 따질 때 얼마나 믿음이 가는가, 즉 거짓의 여부로 판단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건 해외에서건 물건을 사면서 속아본 사람들은 다시는 그곳에 가고 싶지 않은 불쾌감을 느껴보셨을 것입니다. 거짓은 신뢰에 금이 가게 하고 결국에는 파멸로 이끕니다. 그런데 거짓이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거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 원인은 부모님입니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야단을 치는 것은 정상입니다. 그런데 정도 이상으로 아이를 야단치는 경우 아이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거짓을 자기방어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거짓이..

[생활 속 영성 이야기] 하느님과의 진솔한 대화, 기도

[생활 속 영성 이야기] 하느님과의 진솔한 대화, 기도 하느님이 참 좋으신 분이라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예전 직장에서는 종종 기관장과 직원들 간에 대화의 시간을 가지곤 했다. 취지는 직원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조직의 문제점,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의사소통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때 우리 팀원 중 한 명이 발언을 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조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꺼낸 이야기였겠지만, 혹시 기관장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을지, 나중에 팀에 불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을지 팀장인 나는 몹시 초조했었다. 다행히 팀원의 발언을 기관장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고, 원만하게 그 시간은 마무리되었다. 나는 그 팀원을 불러 앞으로 그런 자리에서는 가급적 아무 말을 하지 말고, 필요하면 나에게 얘기하라고 가볍게 주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