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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영성 이야기] 배우자가 있어 함께할 수 있는 여정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배우자가 있어 함께할 수 있는 여정 하느님 안에서 익어가는 부부의 시간 ME를 체험하고 발표팀 부부로서 봉사하는 우리 부부도 때론 서로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우리 부부관계에 대한 회의가 찾아올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이러면서 ME 부부라고 할 수 있나? ME 그만두자, 이러면서 부부들 앞에서 발표할 자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한마디로 ME 하는 의미를 찾을 수 없고 부부들 앞에 선다는 것이 가식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이럴 때 우리의 마음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주는 것은 선배 부부들의 모습이다. 서로 다정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두 손을 잡고 부부 소개를 하는 모습을 보면 ‘그래, 우리도 저렇게 나이 들어가야지’, ‘우리가 ME 안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

[톡 쏘는 영성] 공감

[톡 쏘는 영성] 공감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온전한 공감 상대방 마음을 읽고 함께해 주는 것 경청·존중 바탕에 둔 최고의 대화법 돈 안들이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공감입니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같이 느껴주고 함께해 주는 것인데, 공감은 사람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심리학자 로저스는 “사람은 온전한 공감을 받으면 마음이 흔들린다”고 했습니다. 이는 가정이나 성당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부부싸움 때문에 상담을 청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해 주기는커녕 자기 이야기만 퍼붓다가 싸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부부싸움의 대부분은 공감 부족에서 시작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부 여러분~ 남편이 여러분에게 “여자들이 집에서 하는 일..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은총 긷는 두레박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은총 긷는 두레박 다른 교회 배척하지 않는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출근길 길목에 아름다운 건물이 있었다. 교회 같기도 한데 조금 분위기가 달라서 어느 날은 문틈으로 들여다본 적이 있다. 그런데 수단을 입은 분이 마당을 거닐고 계셔서 깜짝 놀랐다. 그 지역의 성당이 어디 있는지를 알고 있는데 난데없이 그곳에 신부님이 계시다니…. 다시 주위를 둘러보고 나서야 그곳이 성공회 성당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왠지 친근감이 들어 다음부터는 그곳을 지날 때마다 성호를 긋곤 하였다. 일치와 친교의 영성인 포콜라레운동에서 시도하는 다섯 대화 채널 중에서 두 번째는 다른 교파 그리스도교회들과의 대화다. 1960년부터 포콜라리노들과 루터교 신자들이 만나면서 다른 교파 그리스도인들과의 접촉이 시작..

[세상살이 신앙살이] ‘내가 힘든 얼굴을 하면 안 되거든…’

[세상살이 신앙살이] ‘내가 힘든 얼굴을 하면 안 되거든…’ 성지에 일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시는 고마운 누님이 계십니다. 그분은 수도권 어느 본당 주임인 동창 신부의 누님이랍니다. 그분은 내가 뭔가를 팔면 언제나 홍보대사가 되십니다. 지인들에게 성지와 물품 소개를 하시면서 도움을 주십니다. 그날도 누님께서 굴비를 주문하셨는데, 1시간 후 동창 신부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석진아. 너 요즘 수도원과 순례자 쉼터 짓는 것 때문에 굴비를 판다면서?” “어떻게 알았어?” “ 누나가 방금 전화로 말해 줬어. 누나는 내 형편을 알고 있어서, 네가 하는 일을 내게 전하지 않았대. 암튼 나에게 도와 달라 말을 좀 하지?” “아니, 뭐 미안하게시리.” “실은 나도 지금 성당을 짓고 있거든.” “그래? 아이고, 너도 힘..

[톡 쏘는 영성] 심리적 공간

[톡 쏘는 영성] 심리적 공간 커 갈수록 심리적 공간 확보돼야 관계 안에서도 편안함 느낄 수 있어 마음 그릇 작으면 상대방 말 끊고 자신의 이야기만 쏟아내기 일쑤 잠시라도 가만히 있는 시간 가지며 심리적 공간 넓히기 위해 노력해야 나무들은 어릴 때에는 촘촘하게 심어줍니다. 그러나 자라면서 커지면 옆 나무와 거리를 두게 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크질 못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옆에 붙어 있어야 하지만 커갈수록 공간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즉 거리두기를 해야 합니다. 이것을 ‘심리적 공간’이라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부모가 다 챙겨주는 자식들, 심리적 공간을 주지 않은 자식들은 제대로 성장하지도 성공하지도 못하고 부모에게 기생해서 사는 ‘루저’들이 됩니다. 심리적 공간이란 관계 ..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사랑, 그대로의 사랑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사랑, 그대로의 사랑 “주님,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 최근에 누군가 때문에 마음이 많이 상한 적이 있었다. 내가 진행했던 일에 대해 좋지 않게 이야기를 했는데, 조언보다는 비판을 위한 비판 같이 느껴졌다. 게다가 그는 천주교 신자이고 교회 안에서 이런저런 활동도 하는 사람이어서 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신앙을 가졌다고 하면서, 봉사 활동도 많이 하면서 어쩜 저렇게 남을 깎아내리고 자신의 잘났음을 드러내려 하는 것일까. 저러고도 신자라고 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나는 저렇지는 않은데…. 그에 대한 분노와 경멸감이 올라왔다. 그러다가 묵상 기도를 하면서 다음 구절에 머물게 되었다.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

[세상살이 신앙살이] ‘수도자보다 더 수도자다운…’

[세상살이 신앙살이] ‘수도자보다 더 수도자다운…’ 예전에 개갑순교성지의 구석진 수풀 속에 있던 수국을 성지 입구에다 옮겨 심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녀석들이 꽃을 피울 때에는 성지 입구가 보기 좋았는데, 꽃이 지고 시간이 흐르자 성지 입구가 휑– 한 것이…! 무언가를 심어야 할 것 같은데 조건이 맞지 않아 주저하고 있던 어느 날. 광주와 화순에 사시는 연세가 지긋하신 자매님 두 분이 가끔 성지로 미사를 오시는데, 그날따라 두 분은 나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셨는지 먼저 말을 건네셨습니다. “신부님, 여기 성지에 꽃나무가 필요하죠?” “당연히 필요하죠.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저희들이 성지에 올 때마다 꽃나무가 피어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성지를 보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하네요. 그런..

[톡 쏘는 영성] 탈레반

[톡 쏘는 영성] 탈레반 타인에 대한 공공연한 적개심 표출 열등감서 비롯된 ‘우위욕구’도 커져 ‘공격성 배타적 집단주의’ 벗어나야 모든 이슬람 신도들이 탈레반은 아니다. 그러나 탈레반은 이슬람 신도들이다. 어떤 마을에 붙은 현수막의 내용 때문인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우리사회 안에 이슬람 신도들에 대한 혐오감이 생긴 듯하다. 문제는 이런 혐오감이 혐오감을 갖는 사람 자체를 괴물로 만들 가능성이 높으니 깊이 숙고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에서 동양인을 혐오하는 자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 혀를 차던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슬람이란 외피를 뒤집어쓰고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탈 레반이란 자들의 실체는 무엇..

[세상살이 신앙살이] 이상한 부작용(하)

[세상살이 신앙살이] 이상한 부작용(하) 후배 신부님은 하루아침에 잔여 백신을 맞았는데, 그 후로 분명 이상 증세가 생긴 것 같았습니다. 그 주된 증상은 웃기지도 않는 일인데 혼자 유난히 크게 웃는 것입니다. 특히, 오늘 아침도 그랬습니다. 새벽에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면서, 천둥 번개가 쳤습니다. 아침 미사를 드릴 때는 이러다 공소가 떠내려가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의 비가 왔던 것입니다. 미사를 봉헌한 뒤 방에 들어온 나는 수도원 건축과 순례자 쉼터 마련, 굴비 구입을 신청한 분들의 주문서와 주소를 입력한 후 굴비 공장에 메일을 보내는데, 정말 - 천둥 번개 소리와 함께 ‘퍽’ 하더니 컴퓨터가 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놀란 나는 컴퓨터를 잘 다루는 후배 신부님 방을 찾아가서 말했습니다. “신부님, 내 방..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주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주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날마다 거저 주시는 은총과 선물 추석을 앞두고 어린이집 추석 행사와 10월에 진행할 평가제 준비를 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디스크를 앓고 있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라는 처방이 있었지만, 어린이집 평가제의 지표 평가는 거의 문서로 확인되는 것들이라 의자에 앉아 컴퓨터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다. 매일 늦게까지 업무를 보면서 8월 초 허리 통증으로 입원하게 해 주신 자비로운 하느님의 예비하심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지금 아팠다면 이 상황이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준비하는 마음도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허리가 아프기 전에는 평가제 등급은 ‘무조건 A등급을 받아야 해’라는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