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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영성 이야기] 빈손의 기억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빈손의 기억 나의 가난함을 통해 일하시는 하느님 나는 남들이 보기에는 빈털터리였지만 형제를 위해 무언가를 나눌 수 있는 존재였다 이웃을 돕는 방법이 꼭 물질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야기를 들어 주고, 함께 울어 주거나 기뻐해 주고 글을 써 주고…. 모세에게 구리뱀을 만들라 하시고, 노아에게는 무지개를 걸어 약속의 표징으로 삼으셨다는 구약을 보면 이런 상징이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소통에 한몫을 한 듯하다. 예수님께서도 눈먼 이를 말씀만으로 고칠 수 있으셨을 텐데도 진흙을 개어 눈에 바르시고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고 하셨다니, 인간은 오감을 활용할 때 더욱 분명하고 쉽게 인식하기 때문인 것 같다. 포콜라레운동 초창기부터 이 영성에서도 이런 상징이 등장했으니, 바로 무지개 색깔이다..

[세상살이 신앙살이] 이게 아닌데…

[세상살이 신앙살이] 이게 아닌데… 며칠 전,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두 부부로부터 내가 살고 있는 공소로 1박2일 방문을 오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겨울의 시골은 분위기가 썰렁하고 빈 바람만 휘–이–잉 불기에…! 이왕 오실 거면 동백꽃이 찬란한 봄이나 시원한 바람이 상큼한 여름, 혹은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에 오시면 좋으련만, 굳이 황량하고 휑한 벌판만 보이는 12월에 오신다니!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분들이 공소 방문을 오시면 나의 소박한 시골 생활에 약간은 동정어린 눈길을 주실 테고, 앞으로 뭔가 필요한 일들이 생기면 도움의 손길을 건네주실 수도 있겠지.’ 이윽고 주일 날 12시 즈음 낯선 차량 한 대가 공소에 도착했고 그분들이 오셨습니다. 마치 가족을 만난 듯 반가움을 나눴..

[톡 쏘는 영성] 기도와 건강

[톡 쏘는 영성]기도와 건강 기도하는 사람 건강, 연구로 입증 일본에는 명상으로 치료하기도 개인피정으로 정신건강 돌봄 권해 기도가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면 ‘정말 그럴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심장병 전문의 벤슨이란 의사가 노인들을 장기간 관찰했습니다. 노인 73명을 선발해 절반은 홀로 기도하는 시간을 반드시 갖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은 그냥 살던 대로 살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3년을 관찰했더니 기도와 명상을 한 노인들은 건강하게 살아 계신 데, 그렇지 않은 노인들은 1/4이 사망했습니다. 또 아침저녁으로 기도를 한 사람들은 혈압이 낮아지고 병에 대한 면역성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수도원에서 사는 사람들이 장수하는 이유가 바로 규칙적인 기도, 식사와 깊은 연관성이..

[세상살이 신앙살이] 불을 때다, 나를 태우다

[세상살이 신앙살이] 불을 때다, 나를 태우다 내가 묵고 있는 공소에서는 겨울철 난방을 위해 화목보일러, 즉 나무를 연료로 보일러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벌목하는 곳에 비용을 지불하면 크고 굵은 나무를 배달해 줍니다. 그러면 그 나무를 잘 말린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보일러 작동의 연료로 씁니다. 평소 나무를 자르거나 보일러를 가동하는 일은 형제들이 합니다. 공구나 연장을 다루는데 소질이 없는 나는 그저 실내 청소 당번만 하고요. 그러다 보니 나무 때는 일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습니다. 형제들은 화목보일러에 불을 때기 위해, 시간이 있을 때 마당에서 전기톱으로 크고 굵은 나무를 적당한 형태로 잘랐고, 자른 나무를 화목보일러 옆에 차곡차곡 쌓아 놓습니다. 때로 아주 굵은 나무일 경우 도끼로 패곤 했습니다. ..

[톡 쏘는 영성] 걱정도 팔자

[톡 쏘는 영성] 걱정도 팔자 걱정만 해서 문제 해결될까 하염없이 기도하는 것이 해답 찾는 데 더 도움 돼 걱정거리가 생기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뭘까요? 바로 걱정입니다. 그럼 걱정을 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답은 ‘아니오’입니다. 그런데 왜 걱정을 할까요.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확실치 않은 것을 참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확실한 보장을 원합니다. 세상에 확실한 것은 없는데도 답을 구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점집을 찾거나 영험하다는 종교인들에게 거액을 주고 걱정거리를 없애려고 합니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걱정하는 일의 대부분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걱정 많은 사람들은 자기들이 불안에 떨며 걱정을 했고 뭔가 준비를 했기에 그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세상살이 신앙살이] 형제애는 나의 배우자

[세상살이 신앙살이] 형제애는 나의 배우자 며칠 전, 내가 사용하는 휴대폰 통신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고객님, 오랜 동안 00통신을 이용해 주셔서 … 고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기존의 핸드폰을 새 기기로 바꿔드리고자 합니다 … 대리점에 가셔서 바꾸시기 바랍니다.” ‘3년을 넘게 쓴 내 휴대폰을 새 걸로 바꿔 준다고, 설마!’ 그래도 그 다음 날, 나는 그 통신사의 대리점을 찾아 갔더니, 점장 역시 나에게 축하드린다며 새로운 휴대폰으로 교체해 준다고 말했습니다. 순간 ‘왜 나에게 이런 일이!’ 평소 좋은 삶을 잘 살지 못한 나로서는 과도한 친절과 배려가 부담이 됐습니다. 하지만 휴대폰의 배터리가 2년이 넘자 너무 빨리 닳고, 어떤 자료를 찾을 때마다 영상이 자주 끊기는 현상 때문에 불편을 경험했기..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나는 이겼다. 세상의 유혹에서!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나는 이겼다. 세상의 유혹에서! “오늘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도록 제 마음에 빛을 주십시오” 13년 전 가족 같은 지인으로부터 투자의 권유를 받고 앞뒤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동안 모아 둔 비상금과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 가며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고 큰 금액을 투자하였다. 그리고 몇 개월 후 큰 금액을 오롯이 다 잃게 되었고, 전 재산을 완전히 잃고 나서야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현재 누리고 있는 이 물질은 주님께서 잠시 맡겨 놓은 것이기에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거둬 가실지 모른다는 것과 세상의 것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주님의 사랑받는 딸로 살아가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주님께 사랑받고자, 매달 급여를 받는 날이면 어려운 이웃에게 먼저 나누게 되었고..

[영성 이야기] 믿음이 필요한 시기

[영성이야기] 믿음이 필요한 시기 아무 데도 의지할 곳 없다 느낄 때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마음 필요 믿음으로 우울감·불안감 떨쳐내길 근래 ‘광장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광장공포증이란 갑자기 자신이 낯선 곳에 홀로 버려진 느낌이 들 때 발생합니다. 마치 낯선 여행지에서 길을 잃어버렸을 때의 그런 느낌. 심각한 불안감을 느끼는 광장공포증은 인간이 원시시대부터 무리지어 다니는 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다른 짐승들보다 빠르지 못하고 강하지 못한 인간들은 무리 안에 있을 때 안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무리를 떠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근래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심리적인 원인이 배경에 깔려있습니다. 아무도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고립무원(孤立無援)..

[세상살이 신앙살이] 미소는 하느님의 사랑 방망이!

[세상살이 신앙살이] 미소는 하느님의 사랑 방망이! 어제는 어느 수녀회의 피양성자들, 즉 수녀원에 입회한 지 1년·2년 차 되는 예비 수녀님들의 개갑장터순교성지 방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지 담당을 맡고 있는 나는 아침에 공소 미사를 봉헌한 후 성지에 일찍 출근해서 순례 오시는 수녀님들을 기다렸습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25인승 차량이 도착하더니, 무려 열여섯 분의 예비 수녀님들이 내리셨습니다. 얼굴에는 방역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있었지만, 그 너머로 드러나는 앳된 표정의 순수하고 맑은 모습,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지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암튼 예비 수녀님들 앞에서 성지에 대해 내가 아는 것, 모든 것을 다 쥐어 짜내서 성지 안내를 해드렸습니다. 어리바리한 나의 성지 안내였..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엄마의 남은 시간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엄마의 남은 시간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기 전에… 복구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져 버린 엄마의 몸을 바라보고 있자니 자꾸만 슬퍼진다 이 모든 것이 그동안 당신이 살아오면서 얻게 된 희생의 결과였을 것이다 어쩌면 나는 엄마의 망가진 몸을 밟고 서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혼인하고부터 지금까지 한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느낄 만큼 바빴고 여유가 없었다. 그 와중에도 부모님을 생각하고 챙겨드리는 일은 늘 정성껏 했다고 생각해 왔다. 아이들이 자라고 내 일과 성당 일, 그리고 ME 활동으로 점점 바빠져서 한 달에 한두 번 부모님 댁을 찾아가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삼 남매 중 막내인 내가 유일하게 부모님을 챙기는 자식이다 보니 부 모님은 늘 내게 고마워하셨고 나도 나만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