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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영성 이야기] 사랑 받는 죄인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사랑 받는 죄인 아이의 실수에도 다시금 사랑으로 품는 부모처럼 죄를 지었더라도 하느님 사랑 안에서 회심하고 다시 나아가면 된다 그런 여정을 통해 죄인을 사랑하시는 그분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깨닫고 닮는 것이 그분이 진정 바라시는 것 아닐까 예전에 예수님 수난에 대해 관상 기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예수께서 빌라도에게 심문받으실 때 군중들이 예수를 향해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쳤다. 그런데 그 군중들은 얼마 전까지 예수님을 따르며 환호하던 바로 그 사람들이었다. 예수님에게 복음도 듣고 위로와 치유를 받은 사람들인데, 지금은 예수를 죽이라고 핏대 세워 외치고 있었다. 어쩌면 저럴 수 있을까? 군중 속에 있던 나는 그들의 배신에 억울하고 분노가 느껴져 눈물이 났다. 결국 예수님은 십자..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보고 싶고 그리운 우리 아버지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보고 싶고 그리운 우리 아버지 당신께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기 위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죽음을 어떤 마음으로 기다리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그 긴 시간 직접 보여 주시고 착한 죽음으로 우리 곁을 떠나신 친정아버지… 올해 추석이면 친정아버지께서 선종하신 지 1년이 된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4남매에게 늘 개방적이셨고 우리들의 선택들을 항상 존중해 주셨다. 집안의 장손으로 태어나 대우만 받고 자라신 아버지셨기에 친정어머니께서는 일평생을 그 곁에서 그림자처럼 눈물로 아버지를 모시고 사셨다. 요즘 같이 힘든 시기에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더라면, ‘어떻게 매달 병원에서 수혈을 받고 또 지병이 심해지셨을 때마다 수시로 입원을 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때면 하느님께서 참 좋은 시..

[생활 속 영성 이야기] 혼자 오지 말고 손잡고 함께 오거라!

[생활 속 영성 이야기] 혼자 오지 말고 손잡고 함께 오거라! 혼자 빨리 가기보다 더디더라도 함께 하느님께서 우리를 맺어주시고 부부로 부르셨을 때 바라시는 게 무엇이었을까? ‘나에게 찾아와 기도하기 전에 배우자부터 따듯하게 안아주고 함께 내 앞에 오너라’하고 말씀하시지 않을까? 몇 년 전 ME주말에서 알게 된 부부의 이야기이다. 남편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돌보는 성실한 가장이었고, 아내는 살림도 열심히 하고 성당에서 봉사도 열심히 하는 모범적인 신앙인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두 분 사이는 왠지 냉랭하고 서로 대화도 거의 없었다. 두 분 다 아주 훌륭한 분들인데 부부 사이는 어쩌다 이렇게 멀어진 걸까? 평소 두 분이 저녁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물었더니 남편은 주로 TV를 보고 아내는 주로 2..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어머니께 어머니처럼

[생활 속 영성 이야기] 어머니께 어머니처럼 어머니의 어머니로 살았던 그 시간, 모녀는 꽃길을 걸었다 이웃을 사랑하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때는 어머니를 떠올려 보면 답이 나온다 누가 우리를 어머니만큼 보살펴 주고 기다려 주고 용서해 주고 다시 받아주었던가 ‘버림받으신 예수님’께서 계셨던 그 언덕을 생각하면 십자가 곁의 또 한 분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어머니’라는 호칭 대신 “여인이시여”라고 불리며 아드님에게서 ‘버림받으신’ 성모님이시다. 당신 아드님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땅에 온몸이, 공기 중에 심장이 못 박히셨던 그분. 잉태 후 열 달을 견디시고, 품어 키우시고, 집 떠난 아드님을 뒤따르셨지만 급기야 다른 이를 아들이라고 맡기는 폭탄선언을 들으셔야 했던 모정. 그 순간 텅 비워졌..

[주님 만찬으로의 초대] ‘영성체 예식’이란?

[주님 만찬으로의 초대] "영성체 예식"이란? 주님 몸과 피 받아모시며 "일치" 이루다 파스카 잔치인 미사의 영성체를 통해 주어지는 가장 큰 선물은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받아 모시는 그리스도와의 일치만이 아니라 하나의 빵을 먹음으로써 한 몸을 이루는 우리의 일치다.(1코린 10,17 참조) 이 거룩한 잔치에 참여하기 위한 합당한 준비 예식으로 주님의 기도, 평화 예식, 빵을 나누는 예식이 있다. 이 가운데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의 내용을 따라서 우리가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자. ■ 평화 예식 “이 예식에서 교회는 자신과 온 인류 가족의 평화와 일치를 간청하며, 신자들은 성체를 모시기 전에 교회의 친교와 서로의 사랑을 드러낸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방법은 주교회의가 민족의 ..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모든 것 안에 계신 하느님

[생활 속 영성 이야기] 모든 것 안에 계신 하느님 일상에서 ‘임마누엘’ 하느님을 발견하는 은총 “하느님께서는 매 순간 함께하시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으신다. 우리에게 주어진 몫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관심을 계속해서 발견해 가고 감사하는 것이다.”1 아침 6시30분, 우리 가족의 바쁜 하루가 시작된다. 아내는 출근 시간이 이르고, 나는 서울에서 인천까지 출근해야 하므로 아침 시간이 꽤 분주하다. 하루 종일 집에 있는 큰애들 식사와 간식거리를 챙겨놓고, 막둥이를 깨워 밥 먹이고 씻긴다. 그리고서 자고 있는 큰애들에게 들리든 말든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선 다음, 막둥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직장까지 한 시간여를 차를 몰고 간다. 최근 직장을 옮긴 터라 적응할 것도 많고 챙겨볼..

[생활 속 영성 이야기] 고통은 하느님 가까이로 부르시는 사랑의 표현

[생활 속 영성 이야기] 고통은 하느님 가까이로 부르시는 사랑의 표현. 두 번의 꾸르실료 봉사를 하면서 내 어깨에 짊어진 무게와 아픔을 모두 알고 계시는 하느님께 소리 내어 며칠을 목 놓아 울어봤고 그 순간마다 표현할 수 없는 하느님의 따뜻한 품을 느꼈기에 충분히 위로받았어요. 남편은 뇌병변으로 인한 좌측 편마비 재활 치료와 고관절 골절 수술로 2년이 훌쩍 넘는 기간을 재활 치료를 하며 병원에서 지내다 얼마 전 퇴원했다. 집에서 생활 속 재활 운동을 하며 통원을 하고 있다. 27년을 함께 살았지만 병원과 집이란 다른 공간에서 각자가 2년이 넘는 시간을 지내다 보니 서로에게 맞춰 가는 시간들이 처음인 듯 쉽지만은 않다. 퇴근 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집안일과 가끔은 남편의 손과 발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 조금..

[교회상식] 비가톨릭 신자인 약혼자가 관면혼배에 동의하지 않으면?

[교리 상식] 비가톨릭 신자인 약혼자가 관면혼배에 동의하지 않으면?  -관면혼배. (이미지 출처 = Pixabay)- 관면혼배에 대해 쉽게 가질 수 있는 오해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것을 좀 정리해 봐야 하겠네요. 결혼을 하려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이고 상대는 다른 교파에서 세례를 받았거나 아예 비신자인 경우에, 교회법의 시각에서 본다면 결혼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교회법상 합법적인 결혼을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아시다시피 “관면” 혼배라는 것이 마련된 것이죠. (교회법 제1124조 참조) 즉, 어떤 조건을 수용한다면 교회는 그들의 결혼을 허락한다는 뜻입니다. 그 조건은 우선, 가톨릭 신자인 쪽에서 결혼 뒤에도 자신의 신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녀들을 가톨릭 교회에서 ..

[생활 속 영성 이야기] 터널을 지나다

[생활 속 영성 이야기] 터널을 지나다. 버림받으신 예수님을 사랑하다보면… 1944년 1월 24일이었다고 한다. 전쟁 중인 데다 한겨울이었으니 누구든 삶이 힘겨워 고통에 민감했을 것이다. 어느 신부님께서 24세의 끼아라 루빅에게 예수님께서 가장 고통스러우셨던 순간은 겟세마니에서 보다는 십자가 위에서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고 부르짖으신 순간이었으리라고 하셨다. 신부님의 그 말씀이 이 포콜라레 영성의 창시자에게 각인된 것은, 장차 ‘일치의 영성’이 움틀 전조였을 것이다. 채찍질과 못 박힘의 육신적 고통에다 모욕과 수치심이 주는 정신적 고통에 더하여, 성부와 성자 사이의 완벽했던 일치가 한순간에 무너짐을 느끼고 부르짖으셨으니, 그 영적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을 찾을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