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아침에 / 이해인
부활 아침에 / 이해인 깊은 잠에서 깨어나 창문을 열고 봄바람, 봄 햇살을 마시며 새들과 함께 주님의 이름을 첫 노래로 봉헌하는 4월의 아침 이 아침, 저희는 기쁨의 수액을 뿜어내며 바삐 움직이는 부활의 나무들이 됩니다. 죽음의 길을 걷던 저희에게 생명의 길이 되어 오시는 주님 오랜 시간 슬픔과 절망의 어둠 속에 힘없이 누워 있던 저희에게 생명의 아침으로 오시는 주님 당신을 믿으면서도 믿음이 흔들리고 당신께 희망을 두면서도 자주 용기를 잃고 초조하며 불안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해 온 저희는 샘이 없는 사막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사소한 괴로움도 견뎌내지 못하고 일상의 시간들을 무덤으로 만들며 우울하게 산 날이 많았습니다 선과 진리의 길에 충실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당신을 배반하고도 울 줄 몰랐던 저희의 어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