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교리] 감정의 도덕성 / 「가톨릭 교회 교리서」1762~1775항)

[교회 교리]

감정의 도덕성

「가톨릭 교회 교리서」1762~1775항)

기도 중 잠깐의 고통은 기도 후 오랜 기쁨으로 부활한다

주님께 자신을 봉헌하는 ‘기도’
기도로 오시는 분은 성령이며
의로움·기쁨·평화로 열매 맺어

▲조반니 벨리니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기도’.                                          기도로 봉헌하는 잠깐의 고통스러운 감정은 기도가 끝난 후 오랜 기쁨의 감정으로 부활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은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또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도 합니다.

이렇게 사람은 “자신의 정서를 통해서 선을 예감하고 악을 예측합니다.”(1771)

따라서 감정은 삶의 나침반과 같습니다.

어떤 감정을 추구하느냐로 그 사람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도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라고 하시고,

바오로 사도도 “언제나 기뻐하십시오”(1테살 5,16)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도 분명

안 좋은 감정을 겪으셔야 했습니다.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시며 유혹받으셨고,

겟세마니 동산에서 두려움에 피땀을 흘리셨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은 ‘기도’ 시간이었습니다.

기도는 자신을 주님께 봉헌하는 시간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는 시간입니다.

그러니 나쁜 감정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기도를 통해 오는 열매는 오래가는 좋은 감정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언제나 기뻐하라는 말에 이어,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1테살 5,17-18)라고 말합니다.

기도로 오시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사랑과 기쁨과 평화는 성령의 열매입니다.(갈라 5,22 참조)

따라서 “성령의 불을 끄지 마십시오”(1테살 5,19)라고 덧붙이는 것입니다.

기도로 봉헌하는 잠깐의 고통스러운 감정은 기도가 끝난 후

오랜 기쁨의 감정으로 부활합니다.

우리가 기도로 회복하는 가장 소중한 것은 ‘믿음’입니다.

무슨 믿음이냐면 ‘주님은 사랑이시다’라는 믿음입니다.

만약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이 믿음을 가졌다면

선악과를 따먹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죄를 짓는 것도 항상 처음엔 좋은 쾌감을 선사합니다.

하느님 위에 서는 기쁨입니다.

그러나 그 지속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짧은 선악과의 맛과 오랜 고통을 맞바꾼 것입니다.

에사우가 야곱이 주는 불콩죽으로 장자권을 포기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기도는 이 짧은 맛을 포기하고 봉헌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면 성령께서 상으로 오십니다.

참된 행복은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입니다.”(로마 14,17)

의로움과 기쁨과 평화는 좋은 감정입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오는

더 중요한 감정은 ‘사랑’입니다.(갈라 5,22 참조)

정신의학자 아들러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을

2주 만에 치료할 수 있다고 장담했습니다.

2주 동안 “어떻게 남을 기쁘게 해 줄 수 있을까?”만을

생각하라는 처방이었습니다.

이 처방대로 따른 환자들은 대부분

2주 만에 우울증을 극복하였습니다.

기도는 이 사랑의 의지를 성장시킵니다.

그래서 “사랑이 악하면 감정이 악하고,

사랑이 선하면 감정이 선한 것입니다.”(1766)

예수님께서 십자가 앞에서도

담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와 함께하시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요한 16,32 참조)

곧 부활에 대한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이 믿음을 잠깐의 나쁜 감정을 감수하는 기도로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라고 하시고,

하지만 당신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시려고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라고 하십니다.

감정은 신앙의 나침반입니다.

기도로 얻는 이러한 감정을 기억하고

그것으로 삶의 나침반을 삼으면

절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