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리]
인간 행위의 도덕성
「가톨릭 교회 교리서」 1749~1761항)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인간, 선하거나 악한 존재 아닌
선악 분별 가능한 도덕적 주체
도덕성 갖추려면 윤리기준 필요
그리스도를 거울 삼아 따라야
인간의 본성은 선할까요, 악할까요?
결론이 나지 않는 이 커다란 논쟁은 대부분
인간은 본성상 악하다는 결론으로 끝납니다.
역사상 인간끼리 동물적 본성을 통제하지 못해
스스로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20세기 한 노르웨이 탐험가가
남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우연히 하나의 섬을 발견합니다.
세상과 단절된 문명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발전된 문명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한때 이 섬에서 많은 사람이 발전된 문명을 누리고 살았으나
두 민족으로 나뉘어 경쟁하듯 모아이 석상을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섬의 모든 나무를 베어 땅이 척박해져
결국엔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었고 급기야 전쟁이 일어났으며
그렇게 자멸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마찬가지로 1971년에 행해진
‘스탠퍼드 감옥 실험’은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인간이 동물적 본성을
통제할 능력이 없는 존재임을 보여준 충격적 결말입니다.
또 이 실험은 그리스도교적 전통에서 자란 독일인들이
어떻게 유다인들을 500만 명이나
비인간적으로 학살할 수 있었는지도 보여줍니다.
이 밖에도 인간 본성이 악하다는 증거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러면 인간은 악하다고 결론 내려도 될까요?
교회는 인간이 선하거나 악한 존재가 아니라
선악을 분별하여 행동할 능력이 있는
‘도덕적 주체’(1749)라고 정의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선악을 구별하며 행동하여
언제든 선해질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는 뜻입니다.
다만 자신의 행위가 선한지 악한지 분별하여
행동할 거울과 같은 윤리기준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본래 태어나면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자입니다.
그런데 아기가 스스로 선악을 판단하여 악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까지 하는 때가 있습니다.
바로 ‘부모의 뜻’을 만났을 때입니다.
부모는 아기가 자신이 속한 세상에 살 수 있도록
윤리기준을 가르치고 모범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아기는 부모가 가르치는 윤리기준에 따라
부모가 사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도덕성을 갖추어 나갑니다.
그런데 교리서는 인간의 행위가
선한지 악한지 분별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정황,
행위가 의도하는 목적이나 지향,
그리고 그 행위를 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1750 참조)
세상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나의 행위가 “도덕적으로 선한 행위가 되려면
대상과 목적과 정황이 모두 선해야 한다”(1757)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행위의 목적이나 정황까지 살펴 부모가 알려준 것보다
더 완전한 윤리기준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마더 데레사나 이태석 신부처럼
더 큰 사랑으로 나아간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도덕성은 인간 세상에서 필요한 기준을 초과합니다.
이처럼 인간이 세상의 기준보다 더 선해질 능력이 있다는 말은
더 큰 윤리기준이 필요한 세상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 더 선해질 가능성이 있는데도
그러기를 원치 않은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있을 것임도 암시합니다.
그런 윤리기준으로 살아야 하는 나라에 머물 자격을 잃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윤리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부모가 필요합니다.
그리스도는 인간이 어디까지 선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
살아있는 하느님 나라 윤리기준이요 우리 거울이 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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