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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 성체 성혈 대축일 /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가는 금빛 날개

Berardus 2022. 6. 16. 05:23

[말씀묵상]

성체 성혈 대축일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가는 금빛 날개

제1독서 창세 14,18-20

제2독서 1코린 11,23-26 

복음 루카 9,11ㄴ-17

 

예수님이 기꺼이 내어주신 몸과 피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는 영약
기쁜 마음으로 성체성사 봉헌하길

▲‘최후의 만찬’ (이콘).

■ 유한한 세상의 빵과 영원한 생명의 빵

공동체 아침 식사가

빵을 위주로 한 식사이기에 가끔 빵을 사러 갑니다.

빵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선 기분이 참 좋습니다.

빵집 특유의 흐뭇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빵집 사장님은 얼굴이 상기된 채 열심히 빵을 굽고 있습니다.

어떤 빵은 막 오븐에서 나와 멋진 자태를 자랑합니다.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빵이 제 눈을 현혹시킵니다.

그러나 언제나 들고 나오는 것은 달랑 식빵 두 줄입니다.

지원자 시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찌 그리 빵이 맛있었는지.

요즘은 계란 프라이 하나에 식빵 한 개면 아침 끝인데,

그때는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도대체 몇 개면 양이 찰까, 한번 실험을 해봤습니다.

다섯 개, 여섯 개, 열 개,

마침내 길고도 긴 식빵 한 줄이 다 사라지더군요.

그런데 세상의 빵이 지닌 특징이 있습니다.

늘 부족해 보입니다.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도 늘 뭔가 양이 차지 않습니다.

한번 배부르게 먹었다고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서너 시간 지나면 또 다른 빵으로 주린 배를 채워야 합니다.

결국 세상의 빵은 이렇게 유한합니다.

세상의 음식은 한순간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지만, 그때뿐입니다.

돌아서면 그걸로 끝입니다.

인간의 입이란 것이 간사해서

그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더 이름난 집, 더 좋은 맛집을 찾아가게 합니다.

세속적인 것들의 특징이 대체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 한 가지,

그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한때뿐이며 신기루 같고,

풀잎 끝에 맺혀있는 이슬방울 같다는 것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영원히 배고프지 않을 생명의 빵,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명의 피를 양식으로 제공해주십니다.

어떻게 보면 그분께서 우리에게

맛있는 밥상을 한 상 차려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밥상에 올라온 음식들의 재료가 당신의 몸입니다.

당신의 피와 살입니다.

결국 당신의 몸으로 요리를 해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내어주신 몸과 피를

우리는 생명의 빵, 생명의 피라고 칭합니다.

그런데 그분의 성체와 성혈이 ‘정말로’ 생명의 빵,

생명의 피로 변화되는 기적의 순간이 있습니다.

그 순간은 그분께서 우리에게 하셨듯이

우리도 똑같이 우리의 몸과 피로

이웃들에게 밥상을 차려줄 때입니다.

우리가 이웃을 위해 봉사할 때,

우리가 이웃에게 헌신할 때,

우리가 이웃을 사심 없이 사랑할 때,

우리가 받아 모시는 그분의 성체와 성혈은

참 하느님의 몸과 피로 변화될 것입니다.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마음에서

이웃의 굶주림 앞에 나 몰라라 할 때,

슬퍼하고 고통받는 이웃을 우리의 식탁에 초대하지 않을 때,

나누지 않고 베풀지 않을 때,

성체성사 안에 계시는 예수님께서 슬퍼하실 것입니다.

빵은 이웃들을 위해 쪼개어지고, 나누어지고,

그들의 손에 일일이 건네질 때 참된 성체로 변화됩니다.

쪼개어지지 않는 빵은 참된 빵이 아닙니다.

이웃과 나누지 못한 음식은 참된 음식이 아닙니다.

쪼갬과 나눔을 통해 빵은 거룩한 주님의 몸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이웃을 위해 쪼개어지고 나누어진 우리의 삶은

거룩한 주님의 빵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영하는 생명의 빵인 성체는

인간이 즐겨 먹는 빵이나 가축들이 먹는

사료와 결코 비교할 수 없는 빵입니다.

우리가 매일 영하는 생명의 피인 성혈은

동네 슈퍼마켓 냉장고 안의 음료수와

결코 비교할 수 없는 음료입니다.

성체와 성혈은 우리를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게 만드는 영약입니다.

우리를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훨훨 건너갈 수 있게 하는 금빛 날개입니다.

순교를 목전에 두었던

이냐시오 성인의 증언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뭉클합니다.

“세상의 목표도 세상의 왕국도 제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저는 이 세상 끝까지 다스리는 것보다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죽는 것이 더 낫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밀이니 맹수의 이빨에 갈려서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될 것입니다.”

■성체성사를 그대 하루의 태양처럼 여기십시오!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성체성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크게 강조합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 안에

교회의 영적 전 재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체성사는 선교 활동 전체의 원천이요 정점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2001년 축성 생활의 날을 맞아, 모든 사제, 수도자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일의 성체성사 안에서 개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삶과 사도적 활동의 원천이자

정점으로서 우리가 매일 기념하고 경배하는 성찬례 안에서

가장 특별한 방식으로 그분을 만나고 관상하십시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님께서는

성체성사와 선교, 그리고 일상 안에서의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을 연결시키셨습니다.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으로 건너가지 않는 성찬례는

그 자체로 불완전한 것입니다.

우리가 성찬 식탁에 나아가면 선교에 이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교적 노력은 그리스도인 삶의 성찬적 모습의 한 부분입니다.”
살레시오회 전 총장 파스칼 차베스 신부의 간곡한 당부입니다.

“매일의 성체성사를 기쁨, 창의성, 열정으로 거행하십시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의

성체성사에 관한 말씀도 은혜롭습니다.

“성체성사가 시작되기 전 천사들은

우리를 위한 청원 기도를 하려고 기다립니다.

바로 이때가 천상의 은총을 얻기에 가장 좋고

유리한 시간임을 천사들은 잘 알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의 가경자 구엔 반 투안 추기경께서는

성체성사를 기쁨과 연결시킵니다.

“만일 그대가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성체성사를 봉헌하십시오.

성체성사만큼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선물은 다시 또 없습니다.”

살레시오회 요셉 과드리오 신부는

성체성사에 있어서 파견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여, 매일 그대가 봉헌하는 성체성사를

그대 하루의 태양처럼 여기십시오.

그대가 매일 미사 경본을 덮을 때마다

그대의 미사는 다시 한번 그대의 생활 안에서

새롭게 시작됨을 기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