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자비의 관리자이자 분배자…
말과 행동, 기도로 하느님 자비 실천”
왜 하느님의 자비 주일인가
24일로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맞는다.
주님 부활 대축일을 기점으로 한 부활 시기의 첫 8일,
곧 부활 팔일 축제의 마지막 날이 바로 부활 제2주일이고,
교회는 2001년부터 이날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고 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새 천년기를 여는 2000년 대희년 4월 30일
부활 제2주일을 맞아 ‘하느님 자비의 사도’로 알려진
폴란드 출신 파우스티나(1905∼1938) 수녀를 시성하면서
하느님의 자비를 특별히 기릴 것을 당부했다.
이어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그해 5월 5일 자 교령을 통해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도록 했다.
▲“말과 행동, 기도를 통해 하느님 자비를 실천하라”
‘하느님의 자비’는 새삼스럽지 않다.
신ㆍ구약 성경은 계속해서 ‘우리 하느님의 지극한 자비’를 일깨운다.
구약은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탈출 34,6) 등
곳곳에서 하느님 백성들의 하느님 자비에 대한 각별한 체험을 전해준다.
또한, 신약에선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11-32) 등을 통해
‘한없이 자비롭고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의 모습을 전한다.
그런데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왜 굳이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지내도록 했을까?
그것은 바로 이 시대가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자비’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그래서
즉위 2년 만인 1980년 11월 자신의 두 번째 회칙
「자비로우신 하느님」(Dives in misericordia)을 발표하고,
교회는 하느님 자비의 진리를 고백하고 선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요한 바오로 2세는 “전쟁과 폭력, 살인, 기아, 낙태 등
전 세계에 만연한 죽음의 문화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자비뿐”이라며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한결같은 사랑으로 인간을 보살피는
하느님의 자비를 청할 것을 권고했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하느님 자비와 사랑’을 드러내 보인 예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할까?
그 질문에 우리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루카 6,36)라는 복음 말씀에서 답변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특히
「자비로우신 하느님」 4항에서 교회는
“자비의 관리자이자 분배자가 돼야 한다”고 당부한다.
왜냐하면, 세상은 “물리적, 윤리적 악이 팽배하고,
그로 말미암아 대립과 긴장으로 얽혀 있으며,
인간 자유와 양심과 증오에 대한 위협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리가 하느님 자비의 선포자와 실현자가 되기 위해서는
“말로만이 아니라 생활의 증거를 보여줘야 한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13항)고 거듭 당부한다.
수도생활 중 하느님 자비에 대한
특별한 카리스마(은사)를 체험했던 파우스티나 수녀도
영적 체험 중에 받은 메시지를 담은 「나의 영혼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라는
제목의 책에서 “말과 행동, 기도를 통해 하느님 자비를 실천할 것”을 호소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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