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17일
제3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가련한 이들의 희망은 영원토록
헛되지 않으리라’(시편 9,19)를 주제로 담화를 발표했다.
교황은 “이 시편 말씀은
현재 상황에 적용해도
놀라올 정도로 시의적절하다”며
“가난한 이들에게 새겨진 신앙은 불의와 고통,
불안한 삶 앞에서 잃어버린 희망을
되찾아 줄 수 있는 심오한 진리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세기가 흘러도 빈부격차는 변함없음을 지적하며,
오늘날에는 고아부터 일자리 없이 방황하는 젊은이들,
온갖 폭력의 피해자들, 이민자들, 노숙자들과 소외된 이들 등
수많은 형태의 새로운 노예화가 있음을 밝혔다.
특히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지는 상황을 우려하며
“결코 이 상황 앞에서 스스로 위축되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성경에 주목해 “예수님께서는
이 수많은 가난한 이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그들 모두와 당신 자신을 동일시하신다”면서
“이로써 예수님은 실의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밝혔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다”며
가난과 궁핍이 구원의 힘을 지닐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난한 이들은 하느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시고
이 사랑이 어떠한 고통이나 배척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난한 이들의 희망은
참혹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끝으로
“올해 세계 가난한 이의 날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해,
어느 누구도 친교와 연대에서 소외됐다고
느끼지 않게 도움을 주자”고 당부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