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백성의 생각과 목소리 집약한 ‘신앙 백서’
서울대교구 시노드 종합 문서에 담긴 내용과 의미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의 교구 단계 여정이 사실상 일단락됐다.
교구→대륙→보편 교회 단계로 이어지는 전체 시노드 과정의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다.
전국 교구는 교구 내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나눈 의견을
10쪽 분량의 문서에 담아 10일 주교회의에 제출했다.
교구 단계 시노드 종합 문서는
교구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의 의견이 아닌,
모든 하느님 백성의 생각과 목소리가 온전히 집약된
‘교구 신앙 백서’와 같다.
그렇기에 서울대교구도 시노드에 참가한 이든 아니든 누구나
시노드 여정의 시작과 결실을 열람 및 공유할 수 있도록
시노드 누리집(synod.or.kr)에 종합 문서를 공개했다.
서울대교구가 발표한 종합 문서
‘성령 안에서 함께 가는 교회를!’에 담긴 내용과 의미를 들여다봤다.
어떤 내용 담았나
교구 단계 시노드 종합 문서 작성 목적은
일차적으로 이번 로마에서 열릴 시노드 정기총회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38항 10쪽 분량의 서울대교구 시노드 종합 문서
‘성령 안에서 함께 가는 교회를!’은 시노달리타스와 시노드 방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 소그룹 모임을 통해 의견을 취합한 경청의 여정과
방법부터 제안 내용, 결실, 나아갈 방향을 두루 담고 있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각 교구는
사제, 수도자, 신학생, 평신도의 목소리를 두루 경청했다.
장애인, 북한 이탈주민, 성소수자(LGBT), 이주민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였다.
시노드 종합 문서에는 시노드를 통해
‘함께 믿는 신앙’을 깨닫게 됐다는 의견뿐만 아니라,
교구 공동체가 당면하고 있는 약점과 지적도 담겼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부재, 권위주의로 표현되는 수직적인 구조,
소수의 의견만 고려되는 현실 등 교회 공동체가 겪는 현주소에 관한 의견도 많이 나온 것이다.
아울러 교회 노령화에 대한 우려와 어린이와 청년 신앙 활성화를 위한 고민,
1인 가구와 미혼자 및 이혼과 재혼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을 위한 신앙적 제안들은 향후 사목의 지표로 삼을 내용들이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책임자인
양주열 신부는 “사제와 신자들이 공동체 안에서 겪는 현실적 문제,
공동체의 부족한 부분에 관한 언급이 많이 나왔지만,
시노드를 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비난과 지적을 넘어 어려움을 공감하고,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하는 당위성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며
“옳고 그름을 따져 대안을 찾는 토론이 아닌, 그야말로 성령의 목소리,
다른 형제자매의 의견을 경청하며 나온 교회를 위한 나눔과 친교가
곧 시노드 체험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종합 문서 35항은
시노달리타스 교회로 나아가기 위한
8가지 구체적인 실천 방향도 언급하고 있다.
△교회가 성직자, 수도자 인사제도와 원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노드 방식으로 본당 사목 계획 수립
△본당 사목을 위한 건의함 설치
△다양한 계층의 사목 협조자 참여 방안 마련
△평신도 지도자 양성 교육 프로그램 연구
△공동체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노력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본당
△시노드 제안을 지속 실현하기 위한 본당 로드맵 마련 등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이번 교구 단계 시노드의 결실인
종합 문서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시노드의 새로운 시작, 그리고 담대한 경청
종합 문서는 “소그룹 모임을 통해
참가자들은 성령의 뜻을 식별하는 경청을 통해 친교가
얼마나 큰 감동과 위로와 치유의 은총이 되는지를 체험했다”고 밝혔다.
특별히 성령의 초대와 부르심에 응답하고,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결과는
공동체 친교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로 귀결됐다.
우리가 사도신경을 통해 기도하듯 교회 공동체 모든 구성원이
공로와 노력을 하나 되어 서로 나누고 공유하는 ‘통공’
즉, ‘친교’라는 코뮤니오(Communio)가 이뤄진 것이다.
한 몸을 이루는 교회 공동체와 모든 하느님 백성이
각 지체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깨닫는 결과가 시노달리타스의 효과인 셈이다.
양주열 신부는
“교회 직무를 함께 수행하는 이들이 친교의 의미를 일깨우고,
그간 하느님과의 친교 부족이 교회가 지닌 여러 문제의 원인이었음을 깨닫는 시간이었다”며
“성령께서 우리 삶 안에 현존하고 계시다는 것을 체험한 것이
시노드의 가장 큰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정순택 대주교는 12일 시노드를
마무리하는 감사 미사에서 “교구 단계 시노드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한 시작”이라며 앞으로 모두가
‘담대한 경청’(listen with Parrhesia)을 제안했다.
교황이 시노드 여정을 시작하면서 자유롭고 솔직하게,
용감하고 담대하게, 그리스도인과 교회 공동체를 위해
하느님의 자녀답게 말하는 능력인 ‘파레시아’를 강조했듯이,
이 같은 신앙인의 자세를 시노드 교회 구현을 위해 이어가자는 뜻이다.
양 신부는 “모든 시노드 과정은 경청을 통해 이뤄졌다”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깨달은 이들이 교회를 위해 하는 이야기는
비난이 아닌 쇄신이었으며,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듣는 여정을 이어간다는 것이
교구가 제시한 시노드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노드 정신으로 계속 살아가기 위해 더 많은 이웃에게 다가가
깊이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담대한 경청을 이어가도록
모두가 관심과 의지를 갖고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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