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모 성심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봉헌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참회 예식, 파티마의 성모께 세계 평화 간구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봉헌하면서 세계 평화를 간구했다.
교황은 3월 25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한
참회 예식에서 두 나라를 봉헌하고 “어머니의 눈물이 증오로 말라버린 이곳에
계곡이 되어 흐르게 하고, 어머니의 손으로 피란길에 오른 이들을 감싸달라”고 청했다.
이날 참회 예식과 봉헌은 교황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교황은 며칠 전 “교회는 분쟁의 직격탄을 맞은 이들
곁에 있음을 보여 주라는 요청을 받는다”며 전 세계 그리스도인을 봉헌 예식에 초대했다.
전 세계 주교들에게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칠흑 같은 어둠의 때에
한마음으로 기도하자”는 요지의 긴급 서한을 띄웠다.
교황은 파티마 성모상 앞에서
증오와 분쟁으로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린
인간의 죄에 대한 용서를 먼저 구했다.
교황은 “지치고 혼란에 빠진 인류가 당신과 함께 십자가 아래에 있나이다.
저희는 평화로 가는 길을 잃었나이다.
지난 세기의 세계대전에서 수백만 명이 희생된
비극의 교훈을 잊었나이다”라며 용서를 빌었다.
그러면서 인간을 전쟁에서 해방시키고,
세상을 핵 위협에서 보호해 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평소와 달리 어두운 표정으로 예식을 거행했다.
괴로운 나머지 고개를 떨구고
오른쪽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도 생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날 예식에는 성직자와 신자 3000여 명과
아울러 교황청 주재 우크라이나ㆍ러시아 대사 등이 참례했다.
같은 시각 포르투갈 파티마 성모 발현지에서도 교황 자선소장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 주례로 예식이 거행됐다.
우크라이나 그리스-동방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TV 채널도 바티칸에서 거행되는 예식을
생중계하며 가톨릭교회의 연대와 위로를 전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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