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교리]
그리스도인의 삶
(「가톨릭 교회 교리서」1691~1698항)
그리스도교 윤리 알려면 ‘천국과 지옥’ 명확히 알아야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두 길’
생명에 이르는 ‘구원’과 ‘멸망’
단지 현세의 삶 위한 것 아닌
천국으로 안내해 주는 규범
이제 우리는 「가톨릭교회 교리서」 제3편인
‘그리스도교적 윤리’(그리스도인의 삶)를 시작합니다. 교리서에서
‘그리스도인의 삶과 윤리’를 배우기 위해 가장 먼저 제시되는 것은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입니다.
장기 두는 법을 배우기 위해 먼저 장기판의 틀을 익혀야 하듯,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 우선 명확한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을 지닐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이 많이 흐려진 것 같습니다.
천국은 그저 마음의 평화이고 지옥은 장소가 아니라
추상적 개념일 뿐이며 종교의 목적은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데 있다고 말합니다.
청소년들에게 왜 성당에 안 나오냐고 물으면 “재미없다”,
“학교나 직장 때문에 바쁘다”는 등의 이유를 댑니다.
그러면 우리는 교리와 전례를 더 재미있게,
또 그들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꾸려 합니다.
물론 이 시도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심판과 지옥 이야기를 싫어하고 관심 없어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리스도를 배우는 이유는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을
확실히 말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천국과 지옥의 명확한 장소 개념이 없다면
그리스도를 배우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유다인들에게 지옥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을 때 그리스도는
그저 현세에서 다윗의 나라를 재건해주는 왕에 불과하였습니다.
예수님이 이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약해 보이자 그
들은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우리가 법을 지키는 이유는 감옥에 가지 않고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자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스도교 윤리도 우리를 천국으로 안내하고
지옥에 가지 않게 하기 위한 규범입니다.
그러니 천국과 지옥의 세계관이 명확하지 않으면
그리스도교 윤리는 그냥 지금 현세에서 잘 적응하는 것을
도와주는 기복주의나 심리 상담, 혹은 직업학교로 전락합니다.
그리스도교 세계관을 형성할 때
가장 좋은 이미지는 ‘탈출기’입니다.
모든 인간은 이집트의 노예 생활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스도교 윤리는 ‘모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를 따르면 광야를 거쳐 가나안 땅에 이르게 됩니다.
가나안 땅이 에덴동산이고 천국입니다.
더 신학적으로 말하자면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은 ‘염소에서 양으로 가는 과정’입니다.
심판 때 양은 천국으로 염소는 지옥으로 갑니다.
양과 염소는 태어날 때부터 본성이 다릅니다.
우리는 물과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는 과정을 거칩니다.(요한 3,5 참조)
그런데 인간으로 태어났어도 어른이 되려면 몇 년의 시간 동안
인간으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하듯,
양으로 태어났어도 양으로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그리스도교적 윤리입니다.
그리스도는 “인간을 신으로 만들기 위하여 인간이 되셨습니다.
”(460) 이 여정에서 타락했던 과거 생활로 돌아가 퇴보하는 일이 없도록”(1691)
그리스도를 배웁니다.
이제 우리에겐 구원과 멸망, ‘두 길’밖에 없습니다.
“빛이 어떻게 어둠과 사귈 수 있겠습니까?”(2코린 6,14)
“그리스도의 길은 ‘생명으로 이끌게’(마태 7,14) 하고,
그 반대의 길은 ‘멸망으로 이끌게’(마태 7,13) 합니다.”
“하나는 생명의 길이고 하나는 죽음의 길입니다.”(1696)
이 확고한 이원론적 세계관을 갖는 것이 목숨을 내어주시면서까지
우리를 천국으로 이끄시는 그리스도께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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