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재의 수요일’ 의미는
머리에 재 얹는 예식, 하느님께 돌아가고자 하는 참회의 고백
‘재’는 나약함과 속죄 상징
새로운 삶 위한 죽음 의미
다가오는 3월 2일은 재의 수요일이다.
초기 한국교회는 재의 수요일을 ‘성회례’(聖灰禮)라고 했다.
거룩한 재의 의식이라는 의미다.
「천주성교공과」에서도 재의 수요일에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이 ‘재’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재의 수요일을 맞으며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살펴본다.
요나서 3장에서는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가 무너진다고 하자
임금은 자루옷을 걸친 다음 잿더미 위에 앉는다.(요나 3,6)
복음서에서는 예수님께서 회개하지 않는 고을을 꾸짖으시며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마태 11,21)라고 하신다.
이는 구약 시대에서부터
‘재’가 참회, 속죄와 관련돼 있음을 알려준다.
테르툴리아노, 치프리아노, 암브로시오 등
많은 교부들과 교회 저술가들도 참회와 관련해 재를 언급했다.
재는 예로부터 정화와
속죄의 목적(민수 19,9.17; 히브 9,13)으로 활용됐고
유다인들에게는 참회의 표시였다.
그것을 그리스도인들이 받아들였다.
「한국 가톨릭 대사전」에 따르면,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은 유다인들과 이방인들이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고 거친 천으로 만든 참회복을 입고
자기 죄를 뉘우치고 슬퍼하며 참회하던 관습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또 재는 인간의
나약성과 죽음에 관한 표징이기도 하다.
티끌, 흙과 같은 맥락이다.
“그분께서는 저 높은 하늘의 군대를 통솔하시지만
모든 인간은 먼지와 재일 뿐이다”(집회 17,32),
“모두 한곳으로 가는 것.
모두 흙으로 이루어졌고 모두 흙으로 되돌아간다”(코헬 3,20)에서처럼
우리가 하느님께 재와 같이 미미한 존재임을 드러낸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클레멘스) 신부는 유딧이 배툴리아를 구하기 전에
성전에 들어가 머리에 재를 뿌리고 기도했던 것(유딧 9,1)을
예로 들며 “재는 구원을 간청드리는 우리 자신이 하느님께 애원하는
기도의 표현”이라고도 설명했다.
이처럼 재는 인간의 나약함과 죽음, 슬픔과 속죄의 표현이다.
머리에 재를 얹는다는 것은 죄악으로
생명의 원천인 하느님에게서 멀어진 인간이 그분께
다시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교회는 5~6세기에
공적 참회 제도를 만들면서 중죄를 지은 사람들이
벌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재와 자루옷을 입게 했다.
7세기 로마에서는 참회자들이 지정된 사제들에게 가서 죄를 고백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참회복을 입고 재를 뒤집어썼다.
복자 우르바노 2세 교황은
재를 뿌리는 예식을 모든 교회가 거행하도록 권장했다.
교황은 베네벤토 시노드(1091)를 통해 “재의 수요일에
모든 성직자와 평신도, 남자와 여자 모두 재를 받을 것이다”라고 선포했다.
기억할 것은 재의 수요일에
우리가 받는 ‘재’의 의미가 무엇보다 새 생명, 부활을 향한다는 점이다.
가톨릭대학교 교수 윤종식(티모테오) 신부는
“이 재는 단순한 재가 아닌 회개이며,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기 위한 죽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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