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사도가 예수님의 상처에 과연 손을 넣었을까요,
아니면 넣지 않았을까요? 본문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가 예수님 옆구리의 상처에 손을 넣는 장면을 그린 그림들이 있고,
또 그의 손가락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고도 하지요.
아주 쉽게 우리는 마치 토마스 사도보다 굳건한 믿음을 가졌다는 듯이
토마스 사도를 의심 많고 믿지 못하는 인물로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가 예수님의 못 자국과 상처를 확인하려고 한 것은
그가 “보고 믿은” 세대에 속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토마스 사도를 포함하여 “보고 믿은” 사도들과
“보지 않고도 믿는” 후대의 신앙인들을 대비시킵니다.
물론 복음은 보지 않고도 믿는 우리를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복음은, 더구나 오늘 토마스 사도 축일을 맞아 묵상한 이 복음은
이 사도를 깎아 내리려는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우리는 그 믿음을 “보고 믿은” 이들에게서 물려받았기 때문입니다.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로마 10,14)
우리의 생명이 조상들을 통해 대대로 우리에게까지 이어졌듯이,
우리의 믿음은 사도들로부터 시작하여 우리에게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에페소서는 사도들이 예수님을 모퉁잇돌로 하는
교회의 기초라고 선언합니다.
토마스 사도는 강직하고
솔직하여 거짓과는 타협을 모르는 신앙인이었습니다.
그는 아는 것은 알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신앙인이었으며,
확실하기만 하면 자신을 온전히 투신하여
그대로 믿고 실천하는 신앙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불신앙은 다른 사람의 믿음을 키워 주고
돈독하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토마스 사도를 기억하며,
우리가 받은 신앙에 감사드리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