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6년 옥타비아누스 아우구스투스 로마 황제는
총독을 시켜 어린이와 노인을 제외하고는 유다와 사마리아 주민 모두에
게 주민세를 걷도록 하였습니다.
그러자 갈릴래아 출신 ‘유다’라는 사람이 열혈당원을 모아
납세 거부와 독립 운동을 전개하며 로마와 투쟁하였습니다.
바리사이들이 이 문제를 예수님께 질문하였으나,
그 질문의 저의는 예수님께서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 그분을 민족의 배반자로,
내지 말라고 하시면 그분을 국사범으로 고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을 떠보려는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세금으로 바치는 데나리온을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
그 당시 주민세는 로마 은화로 한 데나리온을 납부하였습니다.
한 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벌이에 해당하는 금액으로서,
티베리우스 황제 때 은화 한 면에는 황제의 흉상과 글자가,
다른 면에는 황제의 어머니 초상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주민세를 납부하는 것도 문제가 되었지만,
그 돈에 새겨진 신처럼 숭배하는 황제의 흉상과
쓰인 내용 때문에 더욱더 혐오감을 느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고 하셨습니다.
황제의 흉상이 박힌 데나리온은 황제의 것이지만
하느님의 모습을 지닌 사람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황제에게는 그가 만든 은화만 돌려주면 되겠지만,
하느님께는 온 마음과 정신과 생각과 힘을 다하여 흠숭과 사랑을 드려야 합니다.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던 예수님 시대의 팔레스티나 상황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성직자도 수도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납세의 의무가 있습니다.
세금은 당연히 내야 하지만,
세상이나 국가 권력이 정의나 공동선에 위배되는 것을 강요하거나 요구할 때,
그 지배에 무작정 내어 맡긴다면,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우리가 자가당착에 빠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