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철저한 반성과 사죄 촉구
▲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14일 봉헌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미사에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 등 600여 명이 참여해 일본의 철저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했다.
▲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미사에 참여한
한 수녀가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기도하고 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무더위가 이어진 이 날도
서울의 낮 기온은 36도를 넘어섰다.
하지만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바라는
기도와 외침이 더 뜨겁게 울려 퍼졌다.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이곳에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미사가 봉헌됐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천주교 전국행동’이 주관한 미사에는
무더위 속에서도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 등 600여 명이 참여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서 비롯된
한일 양국 분위기를 반영하듯 많은 사람이 모였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기억하고
일본의 철저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했다.
미사는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장
박현동(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아빠스 주례로 봉헌됐다.
박 아빠스는 미사 강론을 통해
“한일 외교장관 합의는
피해자들의 요구를 전혀 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가해 당사국인
일본의 진정한 사죄의 뜻 표명도 없이
각 국가의 이익을 위해
어느 날 갑자기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박 아빠스는 그러면서
“일본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자행한 범죄 행위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반인도적인 범죄 행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진실과 용기, 올바른 양심과 역사 인식,
인권과 평화에 대한 갈망을 함께 나누고 증언하자는 것이다.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도 마음을 보탰다.
신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철저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자녀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한
박미자(비비안나, 의정부교구 덕정본당) 씨는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조속히 사과하기를 바라고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같이 나왔다”고 말했다.
박 씨는 “하루빨리 일본이 사과하고
정의로운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김선실(데레사) 상임대표는
“우리 신앙인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열정과
마음과 연대의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모였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서는 한국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수녀들이 ‘그 날이 오면’을 특송으로 불렀다.
미사에 앞서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1400차 정기수요시위와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 2만여 명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일본 정부는 사죄하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92)와 김경애 할머니(91)도 참석했다.
길원옥 할머니는 “끝까지 싸워서
이기는 게 승리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세상에 알린 것을 기리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8월 14일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세상에 알려진 지 28년.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아직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20명이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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