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끝은 단절이며 인간소외 성장에 따른 물질만능과 무관심 분쟁과 적대감으로 소외 악순환 이해와 소통의 문화로 극복해야 ■ 빈곤의 결과, 소외라는 죽음 참으로 많은 빈곤이 존재합니다. 아동과 청년빈곤, 노인빈곤, 근로빈곤, 주거빈곤,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 이 모든 빈곤의 끝은 인간소외입니다. 소외는 한마디로 죽음입니다. 얼마 전 서울 봉천동에서 탈북 모자가 생계곤란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회안전망에 대한 점검과 비판도 필요하지만 극단적인 소외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합니다. 노년과 청년층의 높은 자살률은 소외의 비극적 종극을 보여줍니다.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사회생활을 거부하는 은둔형 외톨이)가 빈곤과 고령화를 거쳐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30~40대 연령에서 진학과 취업에 실패하고 청년빈곤을 겪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년층이 겪는 소외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빈곤이 관계의 단절과 소외, 사회적 죽음과 물리적 죽음마저도 초래한다는 점입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빈곤은 제도적 개선으로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부자와 가난한 이가 벽을 만들지 않고,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야 진정으로 해결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그러한 역할에 있어 밀알이 되어야 한다. ■ 지난 반세기 한국사회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나? 흔히들 얘기합니다. 돈이 없으면 연애도 결혼도 못한다고. 부잣집 딸이 가난한 집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전래동화의 낭만적 이야기는 이제 불가능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꿈이 유투버라고 합니다. 동영상 잘 찍어서 돈 많이 버는 게 목적이랍니다. 어린 아이들도 꿈과 장래의 희망에 앞서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합니다. 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너무나 극단적으로 돈 없으면 관계 맺기 어려운 사회, 어려울 때 얘기할 사람 하나 없는 사회가 돼 버린 것은 아닐까요? 국민소득 3만 달러, 한강의 기적 등 가파른 성장을 이룬 우리사회가 황금만능주의에 빠진 현실은 큰 문제입니다. 각자도생과 무한경쟁 사회, 가족이 불편한 사회, 세대 간의 갈등과 불신은 그 결과입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리얼돌(Real Doll) 논란이 있습니다. 여성을 성적욕망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저급한 문화 사이에서 그 리얼돌을 가족이라고 인식하는 이의 현실적 빈곤함도 공존합니다. 한국이 삶의 만족도가 매우 낮다는 것은 친교와 관계, 소통과 대화, 온정과 나눔, 양보와 배려가 없이 물질만능, 이기주의, 쾌락과 무관심이 자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국 분쟁과 적대감, 빈곤과 소외라는 악순환을 일으킵니다. ■ 인간존엄, 신앙과 윤리의 회복 절실 결과적으로 빈곤은 소외이자 마음이 아픈 상황입니다. 빈곤은 사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빈곤은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물론 빈곤을 사회복지와 제도적 개선의 차원에서 적극 해결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부자와 가난한 이가 벽을 만들지 않고,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대화를 나누며 친교와 소통, 이해와 수용이 가능한 공동체와 문화를 만들어 낼 때 빈곤이 진정으로 해결되지 않을까요? 그리스도인은 그러한 역할에 있어 밀알이 되어야 합니다.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희망을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전함으로 소외와 죽음, 빈곤과 절망이 극복되어야 합니다. “빈곤 퇴치는 가난한 이들에게 대한 교회의 우선적 사랑 또는 선택에서 강한 동기를 얻는다.” (「간추린 사회교리」 449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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