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 Christus)[그리스도]
히브리어 ‘메시아’의 그리스어 번역으로,
하느님의 아들이며 세상의 왕인 나자렛 예수를 칭하는 말.
‘☧’는 성당 등의 교회 건물이나
성물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문양이다.
십자가와 같은 상징 같기도 하고,
알파벳을 합쳐놓은 것 같다.
종종 주일학교의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엑스피(XP)’로 읽어야 할지
‘피엑스(PX)’로 읽어야 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사실 이 글자는 피엑스도 엑스피도 아닌
‘그리스도’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크리스토스(ⅩΡⅠΣΤΟΣ)’의 약자다.
굳이 문자를 분리해 읽자면
순서대로 ‘키(Ⅹ)’와 ‘로(Ρ)’이기에,
신자들 사이에서는 ‘키로 십자가’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 즉 그리스도는
‘기름부음 받은 이’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메시아’를 번역한 말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사제나 예언자,
왕을 세울 때 머리에 기름을 붓는 관습이 있었다.
기름 부음은 단순히 직분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성령에 의해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자로 세워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은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은총을 받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은 ‘기름부음 받은 이’,
즉 ‘메시아’를 미래에 나타날 구원자로 여겼다.
초기 교회는
예수를 ‘그리스도’, 즉 구원자로 선포했다.
그러나 ‘그리스도’라는 말은 시간이 흐르면서
‘메시아’, 즉 구원자라는 본래 의미를 나타나는 말이 아닌
예수를 공경하는 고유한 칭호로 자리 잡았다.
최고의 임금이요, 사제이며, 예언자인 예수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자 메시아기 때문이다.
교회는 전례를 통해
예수의 기름 부음을 모든 신자들에게 재현하고 있다.
성사 중 도유예식은 하느님의 영이
그 사람에게 전해지는 것을 나타낸다.
신자들은 이 도유를 통해 ‘그리스도인’이 된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성령을 받은
또 다른 ‘기름부음 받은 이’,
또 다른 ‘그리스도’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