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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사랑을 남기신 교황님께 / 이해인수녀님

Berardus 2019. 5. 22. 09:59

동아일보 8월 19일(http://news.donga.com/3/all/20140819/65826151/1)

    사랑을 남기신 교황님께 순교자의 피와 눈물로 신앙의 꽃이 피고 열매가 자란 이 자그만 나라에 당신께서 오시어 축복의 기도로 함께해 주신 시간들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당신이 계신 동안 온 나라는 따뜻했고 사람들은 평화롭고 정겨웠으며 잠시 근심도 잊고 마주 보며 웃었습니다.       스치기만 하여도 평화가 느껴지시는 분 돌아서면 이내 다시 보고 싶어지는 그 미소가 그리움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하느님의 사람 당신은 누구십니까 어찌 그리 많은 이들에게 빛이 되십니까. 길 위에서 길이 되시고 집 밖에서 집이 되시어 이 세상 모든 이를 차별 없이 끌어안는 사랑과 치유의 예수님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많이 사랑하면 당신처럼 우리도 눈이 맑아지나요? 많이 용서하면 당신처럼 웃지 않아도 웃는 얼굴이 되나요? 욕심과 이기심을 버리면 당신처럼 우리도 용기 있고 지혜로워지나요? 인생과 종교에 대해 아직도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당신은 이곳을 떠나십니다.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하게 말씀하셨지요. 무관심의 세계화가 우리에게 남을 위해 우는 법을 빼앗아갔으니 진정으로 사랑하며 우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고 하셨지요. 사랑의 길에서도 늘 궁리만 많고 실천이 더딘 우리에게 앞으로 용기 있게 나아가라고 재촉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우리도 당신처럼 모든 이의 벗이 되어 겸손하게 힘들어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기쁘게 살겠습니다. ‘평범한 비범함’의 멋진 영성을 지니신 당신께 대한 감탄과 존경을 우리는 일상의 삶에서 갈고닦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외롭고 아프고 슬픈 이들과 함께하겠습니다.       ▲최근 출간된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의 삽화를 작업한 임의준 신부의 그림. 남겨주신 모든 말씀 영혼의 양식으로 삼고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는 평화의 도구 되도록 한국의 우리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 넓은 기도의 품에 안아 주십시오 성인들의 거룩한 통공 안에 우리도 당신을 더 자주 기억하겠습니다. 4박 5일 동안 한국에서 함께해 주신 가장 아름답고 뜻깊은 여정에 감사드리며 서운해도 행복한 이별인사를 드립니다. 부디 건강하십시오, 존경하는 교황님 부디 안녕히 가십시오, 사랑하온 교황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