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기예수상에 입맞추고 있다.
[이 말이 궁금해요] 친구(親口, kiss, osculum)
입 맞추며 경의 표현.
각 지역교회 결정에 따라 인사·악수·포옹 등 대체
경의를 표하거나 사랑과 평화를 나누기 위해 입을 맞추는 것.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식에서
십자가 경배 중에 신자들은 ‘친구(親口)’를 한다.
우리말에서 ‘친구’라고 하면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이라는 뜻의 친구(親舊)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여기서 친구는 한자로 ‘입을 가까이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친구(親口)다.
이 예식 중 신자들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발에 입을 맞추며,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경의를 표한다.
경의를 표하거나
사랑과 평화를 나누기 위해
입을 맞추는 행동은 우리 문화에서는 낯설다.
하지만 지중해 문화권에서는 널리 쓰이던 행위다.
경의를 드러내기 위한 친구(親口)는 성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구약성경에서 사무엘은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임금으로 세우고 입을 맞춘다.(1사무 10,1)
친구(親口)는 경의나 복종을 표현하는 것 외에도
우애(1사무 20,41), 화해(2사무 14,33. 루카 15,20) 등
여러 가지 상징을 담은 행위로도 표현된다.
사도시대에는 특별히
사랑과 평화의 의미로 입맞춤을 했다.(로마 16,16. 1베드 5,14)
이후로도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서로 입술을 대는 것은
사랑과 마음을 주고받는 평화의 표지라고 설명하는 등
친구(親口)는 교회 안에서 자리 잡아왔다.
오늘날 친구는
주로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는 행위로 사용된다.
미사 중 복음 봉독 후 복음서에, 성금요일의 십자가 경배 중
십자가에 하는 친구(親口)가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성인의 유해나 성화, 주교 반지에 친구(親口)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존경과 사랑을 상징한다.
그러나
친구(親口)는 문화권에 따라 생소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어
각 지역교회의 주교회의 결정에 따라
인사, 악수, 포옹 등으로 친구(親口)가 표현하는 내용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교회에서는 주교회의 결정에 따라
미사 중 제대와 복음서에 입을 맞추는 친구(親口) 외에도
깊은 절을 하는 행위로 공경의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평화의 인사 역시 교회의 전통적인 표시는 친구(親口)지만,
한국에서는 가벼운 절이나 가볍게 안으며
손을 맞잡는 인사로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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