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87년에 바빌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함락하여
다윗 왕조는 무너지고 주민들은 바빌론에서 유배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기원전 538년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칙령으로
유배에서 돌아와 성전을 재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원전 520년에 활동을 시작한 하까이 예언자의 독려로
기원전 515년에 성전이 재건되었으니,
성전이 무너지고 70여 년 만에 성전을 다시 지은 것이지요.
그러나 키루스 칙령 이후 성전 재건까지는 실제로 무려 20년 이상 걸린 셈입니다.
그 당시 바빌론 유배지에서 귀환한 유다 공동체를 이끌던 사람은
여호야킨 임금의 손자인 즈루빠벨과 여호차닥의 아들 예수아 대사제였지요.
왜 그랬을까요?
백성들이 “주님의 집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다.”(하까 1,2)고 말하면서
다른 일부터 먼저 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황폐해진 예루살렘에 돌아와 집도 복구하고
, 땅 주인도 확인하는 등, 할 일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성전 재건은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습니다.
성전이 무너지는 참담한 광경을 목격하며
망연자실하던 때의 아픔을 이미 까맣게 잊어버린 듯합니다.
이스라엘에게 성전 파괴와 유배는
삶의 터전이요 근간이 되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이었기에,
자기들 가운데에 하느님께서 계실 곳을 마련하고,
그 하느님을 모시고서야 새로운 삶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여기서 기복 신앙인처럼 만사를 제쳐놓고 무엇보다도
성전 신축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 안에서
하느님께서 어느 자리를 차지하고 계신지 살펴보아야 하겠지요.
다른 일을 모두 다 처리하고 나서야 하느님을 찾는지,
아니면 먼저 하느님을 기억하고
그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려고 노력하면서
자기 일을 하는지 결국은 우선순위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