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그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시려고 밤을 새우셨으므로,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도 대대로 주님을 위하여 이 밤을 새우게 되었다.”
이스라엘에게 이집트 탈출을 잊는다는 것은 하느님을 잊는 것이었습니다(판관 2,10 참조).
그래서 탈출기는 열 번째 재앙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이스라엘에게 대대로 파스카 축제를 지낼 것을 명합니다.
이날을 기념하여 주님을 위한 축제를 지내라고 거듭거듭 당부합니다
(12,1-14.21-28 참조).
주님의 파스카가 지나간 과거의 일로 묻혀 버리지 않게 하려고,
또한 지금 우리가 자유와 해방을 누리고 있는 것도,
파라오의 종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는 이들로 살고 있는 것도
주님께서 이루어 주신 일 덕분임을 잊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지금 우리의 삶이, 이스라엘을 구해 내시려고
밤새워 애쓰신 하느님의 은혜로 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이스라엘에게 이집트 탈출은 구약의 복음입니다!
놀라운 일이 되겠지만, 이스라엘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고 나면
하느님을 쉽게 잊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똑같은 일이 우리에게서도 일어나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 섭섭한 일이나 다른 사람이 나에게 잘못한 일은 잊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나 호의는 쉽게 잊는 것이 우리 인간이기도 합니다.
내가 체험한 나의 이집트 탈출을 어느새 잊은 것은 아닌지,
우리 구원을 위해 희생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념하는 미사 역시
습관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