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와 세로의 십자(十字) 모양으로 교차되는
2개의 나무로 이루어진 것으로 십자가는 원래 이집트, 카르타고 등의
고대 동방(東方)에서 죄인의 양 팔과 발에 못을 박고 매달아 처형하던 도구였으나
이 형벌이 로마제국에 유입된 뒤 그리스도가 십자가 위에서 죽임을 당하자
그 후로는 십자가는 인류의 속죄를 위한 희생 제단, 죽음과 지옥에 대한 승리, 그리스도를 신앙함으로써
당해야 하는 고통 등을 상징하게 되었다. 그러나 십자표시(十)는 그리스도교 이전의
원시 종교들에서부터 태양, 별, 생명의 나무, 종합, 중심, 완전 등 영원한 생명력을 가진 존재의 상징이었다.
신학적으로 십자가는 계시(啓示)의 신비로 파악되며, 예수 자신도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 16:24)고 말하며
죽음과 부활에 대한 십자가의 신비를 깨우치도록 가르쳤고, 또한 사도 바울로도
그의 서한들(로마 5:8, 고전 1:17, 갈라 4:16, 필립 2:6-11) 속에서 십자가의 신비를
주요한 테마로 다루었다.
십자가에 대한 공경은 4세기초 그리스도교가 공인된 뒤부터 시작되었는데,
성녀 헬레나(Helena)에게 십자가가 발현하고, 이어 320년에서 345년 사이에 골고타에서
예수가 2명의 도둑과 함께 못 박혔던 2개의 십자가가 발견되어 이를 안치할
십자가성당과 부활성당이 예루살렘에 건축되었고, 335년 9월 14일이 양 성당의
헌당식 축일로 제정되자 십자가는 그리스도교의 공경 대상으로 인정되기 시작했고,
그레고리오 대교황 때엔 로마교회에도 전해졌다. 그 뒤 692년 트룰라눔(Trullanum)
교회회의를 통해 십자가 공경은 강화되었고 787년 제2차 니체아 공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십자가의 모양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한데, 먼저 동방과
그리스도교 고대 미술에 존재했던 卍형 십자가, 소아시아의 원형십자가,
이집트의 콥트교회에서 사용하던 십자가(♀), 그리스십자가(+), 라틴십자가(†),
안토니우스십자가(T), 베드로십자가, 안드레아십자가(X), Y형십자가, 켈트십자가 등과
이밖에 많은 복합적인 십자가 등이 있었고 또 많은 왕족, 귀족, 교황들의 문장(紋章)으로 사용된
십자가들과 15-16세기에 나타난 교황십자가, 대주교십자가 등이 있었다.
[참고문헌]
J. Stockbauer, Kunstgeschichte des Kreuzes, Schaffhausen 1870 / P.J. Munz,
Archaologische Betrachtungen uber das Kreuz, 1866 / W. Wood Seymour,
The Cross in Tradition, History and Art, London 1898 / L. Brehier, Les origines 여 crucifix, ed. 2, Paris 1905.
-(가톨릭대사전에서)-
◆ 성 십자가 현양 축일 ◆ 한자 聖十字架顯揚祝日
라틴어 Festum in Exaltatione Sanctae Crucis
영어 Feast of Triumph of the Holy Cross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념하는 날로 9월 14일에 지켜진다.
옛날에는 성가광영(聖架光榮) 축일이라고 불렷다. 629년 헤라클리우스(Heraclius) 황제가
페르시아인들에게서 예수가 실제로 못 박혔던
십자가의 일부를 탈환한 사건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시작되었다.
실제로 이 사건은 예루살렘에서 봄에 일어났는데 9월 14일이라는 날짜는
335년 콘스탄티누스(Constantinus) 1세 황제가 예수의 무덤에 세운 부활 대성당의
헌당식(獻堂式)이 이날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생긴 혼란에서 비롯되었다.
-(가톨릭대사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