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아침 / 이해인 수녀
문을 열어 주십시오. 너무도 가혹하게 사무쳐 오던 고난에 멍든 세월을 다시는 기억치 않으렵니다. 죽음보다 갑갑하고 어둡던 시간 당신의 부재로 하여 아픔이 피와 같던 시간을 탄식하며 무덤 밖에서 절절히 목메어 울었었거니 굳게 닫힌 무덤의 문 홀홀히 죽음의 옷 벗으시고 이렇게 찬란히 빛 속으로 살아오셨습니다. 아아 스승이여 슬프던 노래를 땅속에 묻고 승리의 힌 깃발 흔들며 매양 떨리던 가슴으로 다시 산 나의 기쁨 당신의 부활로 해맑게 트인 영광의 새벽 내 부끄러운 길을 빛 부신 사랑으로 씻어 주신 님 이제는 결코 놓치지 않으렵니다. 내 목숨 길이 당신 보며 사르리니 유일한 나의 삶은 사랑하는 것 죽는 것 주여 오십시오. 열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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