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
59. 올바로 대화하기!오해와 미움 넘어 인간다운 대화와 사랑의 노력으로 「간추린 사회교리」 10항
세대 갈등 넘어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건 ‘대화’
인간 존엄과 서로에 대한 예의가 ‘기생’과 ‘공생·상생’의 갈림길
이념·정치논쟁으로 적대하지 말고 동반자로 대하며 올바로 대화해야
“모든 존재는 저마다 슬픈 거야.
그 부피만큼의 눈물을 쏟아내고 나서
비로소 이 세상을 다시 보는 거라구.
너만 슬픈 게 아니라….
아무도 상대방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그것을 닦아내 줄 수는 있어.
우리 생에서 필요한 것은 다만
그 눈물을 서로 닦아줄 사람일 뿐이니까.
네가 나에게,
내가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해.”
-<공지영,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中>-
■ 대화의 실종?
우리 사회에서 세대 간 갈등이
첨예하게 발생하는 지점은 바로 정치적 논쟁입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지요.
문제는 평화로운 논쟁,
건설적인 대화가 아니라 대개 서로
마음만 상하는 감정싸움으로 된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논리적 추론이나 사실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네가 옳으냐 내가 맞냐 식의 싸움이 됩니다.
가뜩이나 요즘처럼 복잡한 사회에서
사안에 대한 객관적 판단도 쉽지 않은데,
감정적인 갈등만 부추겨진다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전세계적인 극찬을 받았습니다.
봉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요즘 들어 우리 사회를 보며 서로에 대한
예의 문제와 인간 존엄에 대한 문제들을 다룬다고 생각하고 기생,
공생과 상생이 거기서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인간 사이의 갈등,
혐오, 무관심과 증오라는 현실과 그
결과인 비극적 파국을 묘사합니다.
영화는 각박한 사회에서 소시민들이 살아가기
어렵다는 현실적 공감대와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잃지 말아야할
마지막 보루인 인간에 대한 예의를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 사회의 세대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차이와 벽을 넘어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올바로 대화해야 한다.
■ 지금 우리 사회에 시급히 필요한 건?
분명 사회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해석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해법을 위해 냉정하고 정확한 진단도 필요합니다.
개인주의, 자본주의, 무한경쟁과 과도한 입시 및 취업경쟁이 만연한
한국사회는 적어도 경쟁과 도전이 많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에겐 위로와 공감이 절박하고,
치유와 재생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피곤 사회에서 혼밥, 혼술 문화가 인기인 것은 바로 그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반대로 풍요롭지만 각박해진 사회는
어느 순간 대화와 공존이 요원해지고 대립과 갈등이 늘어났습니다.
적대적 권리주장들이 횡횡하고,
세대 간의 문제들도 상대에 대한
날선 책임 추궁과 비난으로 치닫기도 합니다.
아마도 대화를 불가능하게 하는 사회분위기와 함께
대화에 익숙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우리들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요?
이념논쟁, 정치논쟁 속에 명분과 체면을 내세우지만
그 안에는 이기적 욕심 때문에 공생,
상생을 외면했던 우리의 탓도 있지 않을까요?
증오와 적대만 남는 사회라면 희망은 요원할 겁니다.
■ 왕도는 없다! 올바른 대화만이!
가톨릭 사회교리는
복잡하고 광범위한 사회문제에 대해
신앙인의 참여와 관심을 요청하는데
그 방법은 바로 대화입니다.
상대방을 적(敵)이 아닌 동반자, 협력자로 바라보며
상생과 화합의 길을 찾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세대갈등과
어르신들이 겪으시는 어려움의 본질은 문화와 인식의 차이,
이해관계의 충돌에서 비롯되지만
본질적으로 서로 간 이해와 소통의 부족이 근본 원인입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상호 이해와
소통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대안과 실천을 논해야 합니다.
고령화 사회를 어떻게 잘 맞이하고
세대 간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방법은 서로 올바로 대화하기입니다.
차이와 벽을 넘어 대화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경청, 평화에 대한 갈망,
용서와 화합, 약자에 대한 우선적 관심이 녹아 있는
올바른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그럴 때 어르신들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희망이 솟습니다.
이제 우리의 실천이 중요합니다.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우리 모두가 평화를 전하는 신앙인이 되길 소망합니다.
“가톨릭 사회교리는
사회 질서의 복음화를 위한
교회 안의 다양한 은사에 알맞은
성소를 재발견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이 세속적 차원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 문서는 진심으로 인류의 선익을 열망하는
모든 이와 대화를 나누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간추린 사회교리」 1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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