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것이 궁금해요]
제병은 어떻게 만드나요?
▲ 성찬례에 사용할 빵인 제병은 순수한 밀가루와
깨끗한 생수로 반죽해 구워서 만든다.
-가르멜여자수도회 수도자가 제병을 만들고 있다-
주례 사제가 미사 중에
축성한 빵을 ‘성체’라고 하지요.
또 축성된 포도주를 ‘성혈’이라고 하며.
하지만 축성되기 전에는 성체가 아니랍니다.
축성되기 전의 빵을 ‘제병’(祭餠)이라고 부르며.
말 그대로 제사 때 사용할 떡(빵)이라는 뜻입니다.
제병은 라틴말로
‘호스티아(Hostia)’라고 하지요.
우리말로 번역하면 ‘희생 제물’이란 뜻입니다.
‘제사에 봉헌된 희생 제물’이라고
표현하는 게 좀더 구체적이겠지요.
하느님께 바쳐질 제사의 봉헌물은
먼저 죽임을 당하고 희생되어야 한다는
종교적 의미가 포함돼 있지요.
그럼 희생 제물은 누구겠습니까.
바로 ‘예수님’이시지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희생 제물(에페 5,2)이라고 고백하고 있답니다.
밀을 빻고, 포도를 으깨야 빵과 포도주를 만들 수 있듯
인간이 구원받기 위해선 참하느님이시며
참인간이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이 필요한 거랍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만찬 때
누룩이 안 든 빵과 포도주를 축복하시면서
‘이는 내 몸이요 피’라고 하시면서
‘이를 행하라’고 명하셨지요.
교회는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주님의 잔치인 미사를 거행할 때
빵과 포도주를 물과 함께 써 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사 때 사용하는
빵과 포도주는 아무렇게나 만들어선 안 돼며.
성찬례 거행에 쓰일 빵인 제병은 반드시
순수하게 밀가루로 만든 신선한 것이어야 합니다.
누룩이나 쌀가루, 콩가루 등 그 어떤 첨가물도 섞으면 안 돼며.
또 제병을 만들 때는 순수한 자연수로 밀가루를 반죽해야 하고.
차고 건조한 방에 보관된 가장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밀가루에 깨끗한 생수로 반죽해
성찬례 빵을 만드는 것이지요.
바로 예수님의 몸이 될 거룩한 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병은 반드시 불에 구워야 하며.
밀가루 반죽이 그대로 굳어지거나
햇빛에 말리거나 시루에 찌거나 하면 절대 안 돼며.
한때 한국 교회에서 성찬례 빵을
‘면병’(麵餠)이라 했는데 이는 ‘찐빵’을 뜻하지요.
요즘에는 쓰지 않는답니다.
제병은 또 썩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하고.
그래서 통상 제병을 만든 지 보름,
아무리 길어도 1개월을 넘지 말라고 권고한답니다.
한국 교회에서는 가르멜여자수도원을 비롯한
몇몇 봉쇄 관상 수도원에서 제병을 만들지요.
가르멜회 수녀님들의 얘기로는
과거에는 숯불(1940년대)이나 연탄불(1960년대)에 구워
일일이 칼로 잘라 제병을 만들었대요.
요즘은 자동화된 기계를 사용한답니다.
성찬례에
사용할 포도주 역시
첨가물이 없는
순수한 포도주여야 하며.
곡주나 과실주,
화학주는 모두 사용해서는 안 돼며.
또 다 익은 포도에서 짜낸 것이어야 합니다.
덜 익은 포도즙은 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신선해야 하고.
포도주가 발효돼 초(醋)가 되어선 안돼며.
그래서 교회가 미사주로 엄격히 관리하는
포도주를 사용해야 한답니다.
한국 교회에서도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의 엄격한 규정과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사들의
품질 관리하에 미사주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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