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그림자 / 남인수
1.
찾아갈곳은 못되더라 내고향
버리고 떠난 고향이길래
수박등 흐려진 선창가
전봇대에 기대서서 울적에
똑딱선 푸로펠라 소리가
이밤도 처량하게 들린다
물위에 복사꽃 그림자같이
내고향의 꿈이 어린다
2.
찾아갈곳은 못되더라 내고향
첫사랑 버린 고향이길래
초생달 외로이 떠있는
영도다리 난간잡고 울적에
술취한 마도로스 담뱃불
연기가 내가슴에 날린다
연분홍 비단실 꽃구름같이
내고향의 꿈이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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