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영원한 집은 없다♡
열흘을 살다가 버리는 집이 누에고치고, 여섯 달을 살다가 버리는 집이 제비집이며, 한 해를 살다가 버리는 집이 까치집이다.
그 집을 지을 때에 누에는 창자에서 실을 뽑아내고 제비는 침을 뱉어 진흙을 반죽하며, 까치는 열심히 풀이나 지푸라기를 물어 나르느라 입이 헐고 꼬리가 빠져도 지칠 줄을 모른다.
사람들은 흔히 이 같은 그들의 지혜를 어리석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삶을 안타깝게 여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붉은 정자와 푸른 누각도 잠깐 사이에 먼지가 끼어버리는 것이니,
우리 인간들의 집 짓는 일도 이런 하찮은 짐승들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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