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 하고 겉으로는 부러워하면서도,
그 초대에 응답하려면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할 경우가 생기기에,
머뭇거리면서 핑계를 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약점이겠지요.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하고
초대를 거절하는 첫째 사람의 경우는 사업을 비롯한 세상일에 골몰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오.” 하고 거절하는 다른 사람의 경우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새로운 것에 온통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 다른 사람은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하면서 거절합니다
. 사람이 태어나서 가정을 꾸리는 것은 가장 기본적이고 소중한 일 가운데 하나이지만,
이것이 하느님의 초대에 방해가 된다면
과감하게 뿌리쳐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하느님 나라의 잔치보다는 다른 무엇을 앞세우기에
우리의 부러움은 그저 희망 사항에 가까운 사치일 뿐입니다.
그래서 주인은 “고을의 한길과 골목으로 나가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먼 이들과 다리저는 이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하고 명합니다.
팔레스티나에서 의인으로 자처하면서 메시아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막상 메시아이신 예수님께서 오시자, 그분을 믿고 따르는 것을 거부하였지만
, 세리와 죄인들과 소외된 이들은 그분을 주님으로 모시고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자리가 남자, 주인은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하고 다시 명합니다.
‘큰길과 울타리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말씀으로 이해됩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들이 참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행복을 위해서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곧바로 초대에 응할 수 있으신가요?
아니면, 내가 가진 밭과 소가 나의 발목을 붙잡고
나를 뒷걸음질하게 만들지는 않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