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루카 11,20)라는 말씀을 참조할 때, 예수님의 복음 선포와 함께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일흔두 제자가 전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그 결과를 보고하자,
예수님께서 들으시고 하신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위력이 예수님을 통하여 드러나기에 사탄의 세력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이러한 위력을 보고 하느님 나라가 왔음을 믿는 사람들은 뱀이나 전갈,
원수의 모든 힘을 꺾을 권세를 지니게 될 것인데, 이런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하늘에 있는 생명의 책에 자기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것을 기뻐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시면서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셔서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드리신다고 기도하십니다.
제자들이 당신을 이해하게 된 것은 아버지 하느님의 계시 덕분이고,
또 그 계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뜻에 따른 것이었지요.
계시와 관련하여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조상들로부터 전승을 물려받았지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에게서 모든 계시를 전해 받으셨기 때문에,
아버지 하느님과 아들 예수님만이 서로에 대하여 아실 뿐입니다.
오직 예수님에게서 계시를 받은 제자들만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행적을 보면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누구이시고, 아드님이 누구신지를 깨닫게 되었으므로,
이것이 마귀를 쫓아내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의 이유라고 일깨워 주시면서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이룬 작은 업적을 기뻐하며 만족하기보다는,
스스로는 지혜를 깨달을 수 없는 철부지 같은 우리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당신을 알게 해 주신 하느님께 먼저 감사드려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