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종하여 그리스도인이 되었지만,
콜로새 신자들 가운데서는 믿음의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유다인들이 축제일과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면 거기에 귀가 솔깃하고,
또 어떤 이들이 정령들이나 천사들을 숭배하는 것을 보면 저것도 해야 하지 않을까
동요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오늘 독서는 그리스도의 ‘충만함’을 강조하면서,
천사든 정령이든, “왕권이든 주권이든 권세든 권력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그 모든 것을 다 인정한다 해도 ‘충만함’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 있음을 선언합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천사들처럼 천상 존재들의 한 계층에 종속되어 계신 분이 아니며
그분 한 분만으로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을 가르칩니다.
이처럼 창조로부터 구원과 만물의 화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실현되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간 세계와 직접 접촉하십니다.
볼 수도 없고 파악할 수도 없는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과 역사 속에서
사람이 되신 당신 아드님 예수님 안에서 볼 수 있고,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분이 되신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의 계시 헌장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의 절정이요
완성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이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 우리 신자들의 환경이나 처지도 콜로새 신자들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이단이 시작될 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는데,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반드시 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단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성당 안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균형을 잃은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이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사적인 계시나 그릇된 신심 운동의 유혹의 손길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흔들리기까지 하는 나약한 우리입니다.
나의 믿음과 생활 안에서 모든 것이 그리스도 한 분을 향하여 있고,
그분께서 우리의 중심에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 우리에게는 창조와 구원에서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 한 분,
만물의 으뜸이시며 성경에 계시된 그분의 가르침만으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