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서 가말리엘이 제안한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활동 전체가 하느님에게서 온 것임을
“온 백성에게 존경을 받는 율법 교사”의 입을 빌려 확증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말리엘이 이렇게 충고하는 것은
그동안 백성을 선동하던 테우다스나 갈릴래아 사람 유다와 같은 이들과 다르게,
예수님께서 죽임을 당하셨는데도 그분을 따르는 이들이
두려움 없이 그분에 관한 말씀을 선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후의 교회 역사가 입증하듯이,
요한을 제외한 사도들은 모두 순교하고,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인 수많은 사람도 박해로 목숨을 잃었지만
그 신앙은 오히려 들불처럼 널리 퍼져 나갔습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비롯하여 박해로 신자들이 쫓겨나게 되면,
오히려 그것은 복음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다 지도자들이 가말리엘의 충고를 받아들였고 더욱이 그의 말이 옳았다면,
이 모든 일은 하느님에게서 나온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오늘 독서에서도 사도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욕을 당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기뻐하며”
날마다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선포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인 공생활 중에 빵을 많게 하시는 표징을 보고
그분을 억지로라도 임금으로 모시려 했던 사람들과는 달리,
이 사도들은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통해서 자기들이 선포하는 분이
과연 어떤 분이신지를 참으로 깨달았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표현을 빌리면,
그들은 “그분과 그분 부활의 힘을 알고
그분 고난에 동참하는 법을 안”(필리 3,10) 이들이었습니다.
부활의 힘을 아는 이만이 고난에 기쁘게 동참할 수 있습니다.
사도들은 부활을 알았기에 박해와 죽음이 그들의 신앙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오늘 복음의 오천 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은 성체성사의 서론 역할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굶주린 백성을 측은히 여기시어 그들을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안드레아 사도는 빵과 물고기를 가지고 있는 아이를 예수님께 인도하였는데,
이 아이가 가져온 빵과 물고기를 통하여 예수님의 위대한 기적의 힘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먹을 것을 주라고 명령하십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 안드레아 사도처럼 최선을 다해 주님을 도와 드리면서
그분께 모든 것을 맡긴다면 오늘 복음의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