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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6일 연중 제2주일 / 하느님의 인류 구원을 위한 시계바늘까지 앞당겨버리신 성모님!

Berardus 2022. 1. 16. 06:19

 

하느님의 인류 구원을 위한 시계바늘까지 앞당겨버리신 성모님!

 

아직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나자렛에서 북동쪽으로 6킬로 떨어진 카나의 혼인잔치에 참석하셨습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누군가가 정말 난감해하고 있었습니다.

혼인잔치의 혼주,

다시 말해서 신랑의 부모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일주일간 계속되는 혼인 잔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포도주가 떨어진 것입니다.

 

즉시 분위기 파악을 하신

성모님의 측은지심이 발동하기 시작합니다.

혼주가 처해있는 딱한 상황을 도저히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한 가지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본격적인 공생활을 개시하지 않으셨습니다.

아직은 나자렛에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시작하지!

하실 때까지 조용히 지내셔야 했습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주 처지가 하도 딱하다 보니

성모님께서 그냥 한번 내질러버리셨습니다.

사고 한번 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많은 말씀도 하지 않으십니다. 딱 한 마디?

 

“포도주가 없구나!”

 

당시 예수님 입장에서

아직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머님께서

기적을 하라고 몰아붙이시니, 살짝 빈정이 상하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 마디 던지십니다.

예수님의 말투는 분위기를 긴장 구도로 몰고 갑니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복음 2장 4절)

 

예수님께서 좀 생뚱맞게도

어머니라고 하지 않으시고 여인이라는 호칭을 쓰십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완곡하게 기적을 거절한다는 의사를 드러내신 것입니다.

 

그런데도 성모님께서는 물러나지 않으십니다.

혼주의 딱한 사정을 보면서 다시 한번 밀어붙이십니다.

지혜로우신 성모님이셨기에,

이번에는 예수님께 말씀하지 않으시고, 일꾼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대로 하여라.”

 

막무가내 성모님 앞에 예수님께서도

어쩔 수 없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십니다.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우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성모님의 놀라운 파워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예수님의 때가 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을 향한 측은지심 때문에 그냥 밀어붙이십니다.

 

우리 인간을 향한 연민의 마음 때문에

하느님의 인류 구원을 위한 시계 바늘까지 앞당겨버리셨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성모님의 힘입니다.

오늘도 성모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향한 큰 측은지심으로 우리의 고통과,

우리의 결핍과, 우리의 상처와, 우리의 눈물을 바라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