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없이 사는 것을 부끄러워하여라
영성체의 효과
예수님처럼 십자가와 고통과 멸시를 사랑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예수님처럼 자기 아버지를 공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예수께서 영성체로 우리 마음에 들어가시면 이때 그분은
당신의 정신과 경향 등 당신 존재 전부를 가져 오신다.
특별히 우리에게 요구하시고 원하시는 것을 우리 영혼 안에 넣어주신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은 마치 음식이 육신에 자양분이 되어
그 성분을 나누듯이, 우리 영혼에게 모든 존엄한 활동을 분배하시고자
분명한 빵의 형태로 자신을 우리에게 주신다.
이것으로써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즉 우리가 성체를 자주 모실수록 우리는 더욱 더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과 사랑으로 충만되어야 하고, 보다 더 고통과 비하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를 당신 안에서 변화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하늘에서 온 살아있는 빵의 본질이다.
땅에서 오는 생명이 없는 빵처럼 그것이 우리 안에서 변화되는 것이 아니다.
이 빵은 영성체하는 인간을 초성적 사랑으로 높여 주고,
극기와 자아포기로 인해 인간을 하느님의 사랑과
그분의 뜻과의 완전한 결합에로 인도해 준다.
형제들이여, 우리는 자주 성체를 모시지만 고통이 닥칠 때 얼마나 이에 저항하는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으로 들어오시고, 새로운 방법으로
우리 안에서 인간이 되신다면 우리가 그분을 모실 준비가
잘 되어 있음을 보실 때에 그분은 우리 안에서 앞서 말한 은총,
즉 십자가에 대한 사랑을 일으켜 주시지 않겠느냐?
예수님을 영성체로 자주 모시면서도 고통을 꺼리는 사람은
이 천상 결합의 뛰어난 작용, 예수께서 지상에서 그토록 사랑하셨던
십자가에 대한 사랑을 느끼지 못하므로 그는 의심할 나위도 없이
그릇된 영성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오, 하느님! 언제까지나 우리는 본성의 비참한 상태에서 머물러야 되겠습니까?
내 영혼아! 고통이 아니면 죽음을…. 고통없이 사는 것을 부끄러워하여라.
왜냐하면 고통없는 삶은 사랑없는 삶과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영성체 때 우리에게 허락해주시는 효과와 이익은 넘치는
감각적인 느낌과 위로에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이성을 특별히 비추시는 데 있는 것도 아니다.
고통받고, 자아포기를 원하는 우리 의지의 강하고 영웅적인 결심이다.
우리가 자아포기 안에서 전진할수록 우리는 더욱 더 순결한 사랑 속에서 성장한다.
영성체의 가장 뛰어난 힘은 예수님과의 깊은 결합에 있다.
영혼은 그로 인해 예수님의 모든 처지와 신비에 비슷하게 된다.
신비스런 변화로써 하느님과 비슷하게 된다.
자신의 애착들은 거의 천사적으로 된다.
따라서 그는 하느님의 삶을 호흡하며 살고 하느님의 사랑과 영광만을 추구한다.
본성적인 의도와 행위의 비열함과 불완전함이 나에게는 너무
분명히 보여서 이 본성적인 애착에 아직도 대단히 집착되어 있는
인간의 몽매함을 생각할 때 나는 깜짝 놀라게 된다.
이 성사 안에서 자신을 지극히 낮추신 예수님께서는
사랑과 자비와 인자의 기적으로 내 안에서 사시기 위해 나를 초대하시고,
나를 비참한 삶에서 은총에로, 인간적인 삶에서 거룩한 삶에로
들어올리시는 것처럼 나에게는 보인다.
나는 본성적인 생활 안에서 한순간이라도 머물러있기보다는
차라리 죽고 싶은 느낌마저 갖게 되는데 이는 잦은 영성체의 효과일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처럼 순결한 지향을 갖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만일 우리가 이들을 더욱 신속히 얻기 위하여 영예와
재산과 쾌락을 떠나야 한다면, 형제여, 우리는 이들을 떠나서
그 자리에 가난과 멸시와 고통을 받아들이자.
덕행의 순결함은 나를 매혹하며,
그것을 향해 전심할 수 있도록 나에게 힘을 준다.
나는 그리하여 즐겨 모든 피조물을 떠나며, 어려움들도 견디어낸다.
<오, 나의 하느님! 당신의 거룩한 은총으로 내 안에서
이 천상적인 변화를 반대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나를 빼내 주시면,
저는 본성적이기를 중단하고 은총으로 변화되겠습니다.
언제나 나는 당신과 더불어 하나가 되고 당신 안에서 변화되겠습니까?
그 언제나 내가 내 자신을 잊어버리고 당신 안에서만,
그리고 당신이 완전히 내 안에서 활동하시고 살으시겠습니까?
내가 일생동안 당신 안에서 머물도록 언제쯤 완전히 당신 안으로 잠기겠습니까?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요한 6:56)고 당신이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일생동안 당신 안에 머물러 있고 싶습니다.
내가 당신과 함께 결합하게 되면 나는 당신의 신비를 깨닫고
당신의 권고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또 당신과 함께, 그리고 당신의 비추심으로 인해 당신이 걸으신 길을 보게 되고,
당신의 아버지를 사랑하고, 공경하고, 찬미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아버지께서 당신이 육화하신 순간에
우리에게 드러내 보여 주신 것 역시 보게 될 것입니다.>
영성체 때 우리에게 나누어 주신 은총은, 우리 안에 있는
모든 본성적 애착을 끊게 하고 그 자리에 예수님의 정신과
같게 만드는 다른 것들을 심어 주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떠한 목적도 갖지 않는다.
내 영혼이 그리스도와 동일하게 되면 될수록 자신은
하느님과의 일치에로 점점 나아가게 된다.
왜냐하면 영혼은 항상 본성적인 애착을 십자가에 못박으시려 하는
예수님의 영에 참여하는 그 도수에 비례하여 순결해지기 때문이다.
진정한 그리스도인과 세속 사람 사이에는 하늘과 땅 사이처럼
얼마나 간격이 있는지! 비추임을 받은 인간의 생각은 이성의 빛에 의해서만
인도되는 사람들의 생각과 얼마나 다른지!
자주 영성체를 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면서도 변화되거나
더 나아가지 않는 사람을 보는 것보다 내가 이 세상에서 더 놀라워하는 것은 없다.
그분의 현존하심이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영성체를 위해 그들에게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었는지 나는 염려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의 모든 신뢰심을 하느님께 두고
하느님의 자비를 끊임없이 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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