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과 함께 미사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군의 날·군인 주일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를 만나다
“비대면 시대이기 때문에 부대 방문을 할 수가 없습니다.
군은 함께 사는 특성상 방역 수칙 준수에 더 철저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사는 물론 병사들 외출 외박도 제한되고 군종신부도 외출ㆍ외박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방역에 협조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만나서 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꿈이고 그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10월 1일 국군의 날과 3일 군인 주일을 맞아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과 가진 특별 인터뷰에서 서상범 주교는
“코로나19로 지난 2월 교구장 착좌 이후 한 번도
사목현장을 방문할 수 없었다”며 이같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 주교는 군종교구 식구 모두 다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해 임관된 신임 군종신부들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반 본당 신부도 마찬가지지만 사제가 (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할 수 없다는 것만큼 큰 영적 고통은 없습니다.
지난 6월 14명의 군종신부가 훈련 마치고 임지로 갔는데
한 번도 병사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미사를 전혀 봉헌할 수 없는 건 아니라서 홀로 또는 군종병과 단둘이서
조촐하게나마 코로나 극복을 위해, 군과 군 가족,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대면 종교 활동이 어렵다고 해서
군 선교를 멈출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서상범 주교는 SNS 등 다양한 선교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미사 생중계나 교리교육 콘텐츠 등 여러 교육 자료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유튜브 같은 SNS에 탑재하고 있습니다.
군종신부들은 신학교 시절에 병사 의무 복무를 마쳤고
사제품 받고 3년간 각 교구에서 보좌 신부 하다가 다시 군에 입대했습니다.
보통 32~33살로 다른 교구랑 비교하면 연령층이 낮습니다.
다 젊고 다 멋있어요. 열성도 대단해서 생각지도 못한
여러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고 콘텐츠를 개발하고 비대면 시절에도
신앙적인 서비스가 끊어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병사들이 휴대전화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이 주효해 지난해 20~24세 청년층 영세자 중에서
군종교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수치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해서 모든 종교 활동이 다 막혔습니다.
전국 16개 교구에서 20~24세 연령대 중에 3000명 조금 넘게 세례를 줬습니다.
이중 2400여 명을 군종교구에서 배출했습니다.”
서 주교는 “군에서 세례를 받은 젊은이들이
민간 교구로 돌아와서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에서 세례를 받은 젊은이들이 제대해서 각기 소속 본당으로 가는데요.
저희가 주는 것도 중요하고 본당에서 받아서
성숙한 신앙으로 연결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통합 양업시스템을 통해 2016년부터
군 영세자는 제대와 동시에 그 본당에 알려주도록 했습니다.
이들이 동네 본당에서 자리 잡을 수 있게 돕는 것입니다.
올해 의정부교구가 군 전역자 연결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른 교구로 확장되면 더 좋겠습니다.”
서 주교는 군종교구장 착좌 이후
지난 7월 해외에 파병된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생했을 때는 많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청해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편지와 음료 쿠폰을 전달했다.
“저도 1999년 동티모르 (군종신부)파병 경험이 있지만 일부러 그랬겠습니까?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이들이 돌아와서 치료받고 격리 받고 돌아갈 때
해군 군종사제의 건의를 받아서 편지를 썼습니다.
음료 쿠폰과 함께 300명 파병 장병과 의료진,
봉사자들에게 다 전해줬습니다.
조그마한 것이지만 관심을 보여주고
이런 모습이 군을 더 강하게 할 것입니다.”
최근 성추행 등 군내
인권 문제가 부각된 것과 관련해 서 주교는
“사랑의 마음으로 서로를 잘 챙겨줄 것”을 당부했다.
“저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고 누려야할 천부적이고
기본 권리가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소중함에 대해서 예수님께서 정확히 말씀하셨습니다.
마태오 복음서 5장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해라.
남에게 원하는 대로 그대로 해줘라’입니다.
과거 군 생활관에 큰 표어가 붙어 있던 게 생각납니다.
‘상급자는 하급자를 사랑의 마음으로,
하급자는 상급자를 존경의 마음으로’입니다.
사랑의 마음 존경의 마음으로 하면 자연스럽게 됩니다.
인간의 소중함, 인격의 소중함을 잘 강조하고 좋은 인연을 맺어서
사이좋게 서로 연락하고 하는 좋은 관계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코로나19가 정상화돼 군 사목이 정상화되면
어디를 먼저 사목방문하고 싶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이라도 다 가고 싶습니다.
제가 주교회의 보건사목담당 주교를 맡고 있는데
육체적, 영적,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분을 위로하고
희생자를 위로하고 의료진도 독려해야 합니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니까 모두가 지쳐 있습니다.
따뜻한 손길, 격려의 말 한마디가 중요한 때입니다.”
서 주교는 “젊은이는 교회의 미래”라며
한국 교회 신자와 사제들이 군 선교에 주력하고 있는
군종교구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줄 것도 당부했다.
“군인 주일의 2차 헌금이 군종교구 살림의 90% 이상인데
지난해에는 각 교구장께서 부족분을 채워주셨습니다.
올해도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군종신부들을
전국 본당에 파견할 수 없습니다.
신부들이 본당에서 용지를 나눠주면서
군종후원회를 모집하는데 못하게 됐습니다.
가톨릭평화방송을 보시는 분들이 많이 후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군을 사랑하시고 격려해주시는
은혜에 감사드린다’는 말씀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서 주교는 “마지막으로 군종교구민과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도’라고 답했다.
“군종 교구민들이 침체되어 있지만 용기 내어 주시고
국민 여러분들도 좌절하지 말기 바랍니다.
긴 터널 끝에 빛이 있고 더 좋은 세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런 희망을 가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도입니다.
기도로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느님의 뜻이 이뤄지길 기도해 주십시오.”
서상범 주교 인터뷰는 9월 27일
서울 중구 본사 스튜디오에서 진행됐으며 대담은
10월 1일 CPBC NEWS(오전 10시, 오후 5시, 10시 30분)를 통해 방송된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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