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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기도하며 역경 이겨낸 ‘트로트 퀸’… 희망 가득한 노래로 ‘사는 맛’

Berardus 2021. 5. 17. 13:55

기도하며 역경 이겨낸 ‘트로트 퀸’…

희망 가득한 노래로 ‘사는 맛’ 전한다

 

[창간 33주년]

‘트로트 퀸’ 양지은씨의 삶과 신앙

 

“트로트요? 트로트는 제2의 시작이죠.

트로트를 만나면서 또 다른 제 인생이 시작됐으니까요.

트로트를 듣고 있으면 행복하고 기분이 좋고 설레요.”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그의 인생 2막이 올랐다.

트로트를 만나면서부터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지칠 때, 힘들 때마다 손을 모아 기도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걸 이겨내고 트로트 퀸으로 우뚝 섰다.

미스트롯2 진 양지은(아녜스)씨다.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본사를 찾은 그를 만났다.

- 요즘 많이 바쁘실 것 같아요. 미스트롯2 전이랑 후랑 삶에 어떤 변화가 있으신가요.

“외적으로는 살이 많이 빠졌어요.(웃음)

가장 큰 변화는 길을 가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는 거요.

팬들이 밥 잘 챙겨 먹고 항상 건강 지키면서 활동하라고

따뜻한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제 노래를 듣고 힘을 얻었다고 말씀해주시는 팬들도 많이 있어요.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았다는 말이 가장 기분 좋더라고요.

그리고 활동하기 전에는 제가 육아를 했었잖아요.

두 아이 엄마로 살다가 지금은 사회생활을 하는 거라서

그런 환경적인 변화가 엄청나게 큰 것 같아요.”

- 가족도 많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미스트롯2에서 진이 되고 나서

부모님과 통화를 했는데 많이 우셨어요.

어머니께서 기도를 많이 하세요.

엄마가 항상 기도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세요.

그 말씀이 활동하면서 힘이 되기도 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게 있어요.

아이들은 아무래도 잘 못 보니까 저를 많이 찾는다고 해요.

제가 어디론가 갔다고 생각하나 봐요.(웃음)

- 미스트롯2 진이 되기까지 남편의 역할이 컸던 것 같아요.

“조언해주는 것도 많고 해서 제가 의지를 많이 해요.

미스트롯2 지원도 남편이 해보겠느냐고 제안을 해서

제가 용기를 갖고 지원을 했어요.

제가 선곡을 고민할 때 남편이 선곡도 도와줬어요.

탈락하고 왔을 때는 남편의 말 한마디에 용기를 얻어서 다시 도전했어요.

남편이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것 같아요.”

- 미스트롯2에서 탈락 후 다시 합류해서 진이 되셨는데

그 과정을 되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가요.

“긴 것 같지만 짧은 순간이었고

오디션을 하면서 정신없이 내달렸던 것 같아요.

오디션은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경쟁한다기보다는 저만의 점을 찍어두고 그 점을 향해 혼자 달리는 느낌이었어요.

그 과정이 힘들었고 몸보다는 마음이 아주 힘들었는데,

저는 그때 마음속으로 기도를 많이 했었죠. 기도의 힘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 미스트롯2 결승무대에서 ‘붓’이라는 곡을 선곡하셨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힘겨운 세월을 버티고 보니 오늘 같은 날도 있구나.

여보게 고생 많았네.’ 제가 이 가사에 빠졌어요.

또 마지막 경연이었잖아요. 동고동락한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점수가 낮든 높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노래를 해보자고 해서

그 노래를 골랐는데 무대가 끝나고

동료들이 다 울면서 노래를 듣는 순간 힐링이 됐다고 말을 해줬어요.

저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동료들에게 그런 느낌을 줬다는 것에 만족했고

그 무대가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했어요.

표정에서도 나오더라고요. 무대를 하는 제 모습이

영상으로 봐도 행복해 보였고 그 무대가 영원히 기억될 것 같아요.”


- 신앙인으로서 슬럼프는 어떻게 이겨내셨는지요.

힘들고 긴장될 때는 어떤 기도를 하시는가요.

“(무대에 오르기 전) 극도의 긴장 상태잖아요.

긴장이 주체가 안 될 때 십자성호를 긋고 기도를 하고 무대에 올라가요.

가장 많이 하는 기도는 성모송이에요.

어릴 때 어머니가 집에 성모상을 두고 늘 기도를 하셨던 모습이 기억이 나요.

언니랑 놀면 배경음악이 깔리듯이 기도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항상 들렸어요.

엄마가 기도하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졌는데

그 소리가 저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준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긴장되면 저도 모르게 성모송이 나오더라고요.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노래한 적도 있어요.

제가 큰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잖아요.

‘아빠, 사랑해요’라고 하고 노래한 적도 있고요.”

 

▲ 제주 한림본당 ‘마리엔젤’ 어린이성가대가 김수환 추기경 앞에서 노래하고 있다.

아이들 중 가운데 검은옷을 입고 있는 소녀가 양지은씨다.

-린브랜딩 제공-

 

 

- 지금까지 노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저는 제주 성 이시돌 유치원을 나왔어요.

거기서 성탄절마다 노래했어요.

엄마 말로는 그때부터 달랐대요.(웃음)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저의 재능을 발견해주셨어요.

그 무렵 제주교구 한림본당에서 어린이 성가대 단장도 했는데 서울에 가서

김수환 추기경님을 직접 찾아뵙고 노래도 불러드렸어요.

그때부터 노래에 관심을 갖게 됐던 것 같아요.

사실 매주 성당에 갔던 것도 노래 부르러 갔던 것 같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노래를 부르는 순간만큼은 행복했어요.

은사님 통해서, 성가대 하면서,

그리고 국악 스승님을 만나게 되면서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온 것 같아요.

- 아버지 이야기도 좀 들려주세요.

아버지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신장을 이식해 드렸잖아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 같아요.

“아빠가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으셨어요.

그런데 아빠와 엄마의 혈액형이 달라서 다른 사람하고

신장을 교환하는 방법밖에 없었는데 아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었어요.

의사선생님이 O형의 신장을 구해야 하고 가족이면 더 좋다고 해서

그 말을 듣자마자 고민도 하지 않고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검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이틀 후에 수술했어요.

주변에서 ‘결혼, 출산도 해야 하고 여자로서 살아가면서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도 했는데 고민을 아예 하지 않았어요.

저는 아빠가 죽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해결하자, 해결 방법이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신장 이식 수술을 한 지 10년 조금 넘었는데 중간중간

아빠가 아팠었지만 그래도 신장은 잘 사용하고 계신 것 같아요.”

- 앞으로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새로운 노래, 제 노래로 찾아뵈려고 합니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가사로 가득한 노래거든요.

많은 분이 제 노래를 듣고 좋은 에너지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양지은씨는 14일 정식 데뷔했다. 타이틀 곡은 ‘사는 맛’이다.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사는 맛을 느끼고 희망을 품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곡이다.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가톨릭평화신문이 올해 창간 33돌을 맞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창간 33주년 축하드립니다.

저희 가족이 정말 자주 챙겨보거든요.

인터뷰하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 통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