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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리] 생명과 건강 "나의 변화,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회를 위한 첫걸음”(「간추린 사회교리」 550항)

Berardus 2020. 9. 25. 00:10

[교회교리]  
생명과 건강 
"나의 변화,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회를 위한 첫걸음” 사람 살리는 일, 우리 모두의 몫 이권 앞에서 주저하고 무관심했던 개인의 성찰을 통한 변화가 핵심 미움 속 평화 일구며 세상 바꿔야



허준. 사또,
역병이 번지고 있습니다! 사또:
정말이요? 허준 현민들 모두가 오랜 기근에 굶주려 쇠약해진 기력 때문에 병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습니다. 사또께서는 관곡을 풀어 현민들의 기력을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어서 곳간을 열어 현민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십시오. 사또 관아의 곳간을 열라니? 이자가 감히? 허준 관곡이라 하면 이럴 때를 대비해서 만든 제도가 아니요? 곳간에 곡식을 쌓아 놓고 백성들을 굶겨죽일 셈이요? 사또 환곡을 푸는 것은 내가 결정할 문제요. 이런 괘씸한! (잠시 후) 이방 (다급하게) 사또, 저 사람은 허준이라는 의원입니다! 사또 저분이 어의를 지낸 허준 대감이란 말이냐? 이런 낭패가? 왜 진작 얘기하지 않았느냐? (2000년 드라마 ‘허준’ 마지막 회 중) ■ 난세와 귀인(貴人) 신학생 시절 영등포 요셉의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원장님이셨던 고(故) 선우경식 선생님은 노숙인들의 아버지라 불리며, 의사는 밥벌이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고 사제 지망자들에게도 성직자가 되면 항시 어려운 사람을 돌볼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명의(名醫) 허준이 살았던 때는 임진왜란 발발 후 전란(戰亂)으로 국토와 민생은 황폐화되고, 온갖 역병까지 돌아 대다수의 백성은 그야말로 고사 직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의라는 관직을 버리고 낙향해 끝까지 환자를 돌보다 그 자신도 병에 걸려 사망한 허준의 삶은 십자가에서 자신을 희생하신 그리스도의 거룩한 사랑을 떠오르게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이런 발상은 순진한 이상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이 돈과 연결돼 있고, 판단의 준거이니 말입니다. 이제 ‘with 코로나 시대’가 올 것이라 합니다. 어려운 이웃들은 밖에 나가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걸려 죽고, 집에 있으면 돈이 없어 굶어 죽을까 겁난다고 합니다. 고독·가난·죽음이 밀접하다는 게 최근 증가한 자살률을 보며 실감이 납니다. ▲30년 넘게 사회적 약자들을 무료로 진료해 온 요셉의원. 1987년 ‘가난한 환자들에게 최선의 무료 진료’를 사명으로 내걸고 개원한 이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도시 빈민, 노숙자, 알코올 중독자, 난민 등에게 무상진료를 제공해 왔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의사파업을 바라보며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으며 누구나 병원을 찾습니다. 아프면 의료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의사파업 사태를 보며 모두가 걱정합니다. 응급실을 찾다가 사망하는 환자도 있었고 지방이나 시골에 사시는 분들, 어르신들,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분들, 몸이 아픈 분들, 우리 모두는 두려웠습니다. 외국에도 의사파업 사례가 있으며 의료인도 파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생명과 관련된 직종이기에 국민적 우려가 크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물론 의사파업을 통해 한국 의료현장 상황을 잘 알게 됐습니다. 중증외상센터와 여러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감염 사태 속에서도 헌신을 다하는 의료인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드라마에서 보는 의료인의 희생이 얼마나 힘든지 보았습니다. 반면 병원에는 진료행위만이 아니라 경영, 이윤, 수익체계가 있다는 것, 그 속에 의료수가, 의료인력 분배, 의료전달시스템 등 현실적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 사람이 그립습니다 종교와 영성이 제시하는 길은 ‘사람을 살리는 길’입니다. 분쟁과 갈등 속에서도 살리자고 호소하는 것이 바로 종교입니다. 종교는 우리 모두가 서로 살리자고 외칩니다.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 어려운 이웃들을 함께 살리자고 나섭니다. 그 길에서 왜 우리 사회에는 선우경식, 허준, 슈바이처 같은 헌신적 의사가 없는지 한탄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럴 필요 없습니다. 살리는 일은 의사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몫이며 이권과 자리, 돈과 현실 앞에서 헌신하기보다 주저하고 무관심한 우리 모두의 고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변화돼야 합니다. 가톨릭교회는 심각한 사회문제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개인의 변화·양성을 강조합니다. 그 비결은 바로 기도와 성찰, 대화입니다. 갈등 속에서 대화를, 미움 속에서 평화를 일구며 세상을 바꿔 가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 시대는 바로 그런 사람이 그립습니다.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길 바랍니다. 교회의 사회 교리는 사회 내의 사목 활동을 목표로 삼고 있는 교회 단체들에게 극히 중요하며, … 이는 사회적 실재들의 향상을 위한 기도와 성찰, 대화의 중요성과 가치를 보여 준다. (간추린 사회교리 550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