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인식 (「간추린 사회교리」 299항)
생명 중심 문화 토대로 농어촌 기술 혁신 이뤄져야
인공지능 기술 결합한 스마트팜 편리함과 효율성 제공하더라도
생명에 대한 경외심 없이는 물신의 도구로 전락될 수 있어
■ 스마트팜 혁신벨리의 명암
몇 년 전부터
스마트팜(smart farm)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인공지능 농업 시스템인 스마트팜은
정부의 8대 선도과제 중 하나며
올해 정부예산은 작년보다 30.5% 증액된 5642억 원입니다.
정부는 대규모 친환경 유기농
스마트 벨리의 조성 추진과
스마트팜 육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어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성장정체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동향은
농어촌에 혁신과 발전, 청년인구 유입,
일자리 창출, 농가소득 상승, 도농 균형발전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향후 기술발전의 가속화와 함께
스마트팜은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도 큽니다.
농수산 시장 유통구조의 개선 없이
스마트 벨리는
지역별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농산물 과잉생산에 따른 시장가격 교란과
영세농가의 소외 등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갈등이 나타나고 있고,
정부와 민간 공동의 대화와 신중한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최상의 농산물을 대량 생산하고
초보 농부에게도 풍년이 약속된다는 스마트팜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중 하나입니다.
이 흐름을 막기란 어렵습니다.
기술발전과 혁신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습니다.
우리의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할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인식입니다.
농업을 경제적 차원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농업을 소중히 여겨야 하며
교회의 가르침에 입각한 생명 경외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미 도시의 많은 사람들은
농촌과 생명에 대한 관심을 잃어가고 있으며
식량은 남아돌고 넘쳐 나는 음식물 쓰레기로
국토는 신음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팜으로 농산물을 대량생산하더라도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가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스마트팜은 물신(物神)의 도구가 될 뿐입니다.
▲스마트팜은 농가소득 상승, 일자리 창출 등의 긍정적 효과 이면에
농수산의 유통구조 개선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지역적 불균형 초래,
특히 농산물 과잉생산에 따른 시장가격의 교란과
영세 농가의 소외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 사랑과 생명의 문화
스마트팜으로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기계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사람의 손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기술발전과 인간은 공존하는 것입니다.
기술은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공하고
인간은 그러한 기반 위에서
가치를 선택하고 지켜야 합니다.
그 가치란 생명에 대한 경외와 공동체의식입니다.
우리 농어촌은 오래 전부터
무관심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산업화와 도시의 발전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농어촌과 생명에 대한 무관심이 큰 이유였습니다.
농어촌 산업분야에서의 적폐개선이 시급한 만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인식의 정립도 매우 절실합니다.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가치 없이
도농의 참된 존립과 발전은 불가능합니다.
생명을 보호하고, 돌보며, 경외하는 것은
우리가 실천해야 하고 걸어야 할 엠마오입니다.
문화란 한 사회의 가치관과 정신이 포함된 고유한 생활양식입니다.
생명을 존중하는 것은
하나의 문화여야 합니다.
농어촌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계획은
생명을 중히 여기는 실천과 함께
우리 사회의 문화로 이룩돼야 합니다.
“농업의 가치를
사회 공동체 전체의 발전 안에서
건전한 경제의 근간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근본적이고도 긴급한 변혁이 요구된다.”
(「간추린 사회교리」 299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