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에서 믿음과 올바른 행위의 관계는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인간은 율법의 행업이 아니라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여기서 의화와 올바른 삶의 관계는 어떠한 것인지,
오랜 기간 신학에서 많은 토론이 있어 왔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율법이 할 수 없던 것을 하느님께서 이루셨기에,
성령을 따라 살아가는 우리 안에서 율법이 요구하는 바가 채워지게 하셨다고 역설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는 율법에서 요구하는 올바른 삶을 살 수 있게 된 셈이지요.
다만 그것이 율법의 힘으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을 보내시어
우리의 죄를 없애시고 우리 마음 안에 성령을 보내 주심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데에 차이가 있습니다.
분명 그리스도인에게 올바른 삶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올바른 삶은, 의무를 지키려는 노력에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에서 저절로 흘러나와야 합니다.
당신 아드님을 내어 주신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를 움직여 주실 때,
땅에 뿌리를 박은 나무가 열매를 맺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올바른 삶을 열매로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믿음의 삶에 열매가 없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알지도,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를 제대로 깨닫지도 못한 것입니다.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압니다(마태 12,33 참조).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2코린 5,14).
성령을 받아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사람이 맺을 열매를 바오로 사도는
다음과 같이 열거합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갈라 5,22-23).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통하여
회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복음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1년 간 더 지켜보겠다고 하시면서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에게 회개할 기회를 다시 주십니다.
다시 주어지는 기회는 은총입니다.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에게는 늘 관대하신 하느님,
그러나 좋은 기회를 거절하는 사람에게는
엄격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