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탐스러운 땅을 업신여겼다(시편 106〔105〕,24).>
▥ 민수기의 말씀입니다. 13,1-2.25─14,1.26-30.34-35
그 무렵 주님께서 파란 광야에 있는 1 모세에게 이르셨다.
2 “사람들을 보내어, 내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주는 가나안 땅을 정찰하게 하여라.
각 지파에서 모두 수장을 한 사람씩 보내야 한다.”
25 그들은 사십 일 만에 그 땅을 정찰하고 돌아왔다.
26 그들은 파란 광야 카데스로 모세와 아론과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에게 왔다.
그들은 모세와 아론과 온 공동체에게 그 땅의 과일을 보여 주면서 보고하였다.
27 그들은 모세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우리를 보내신 그 땅으로 가 보았습니다.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이것이 그곳 과일입니다.
28 그러나 그 땅에 사는 백성은 힘세고, 성읍들은 거창한 성채로 되어 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그곳에서 아낙의 후손들도 보았습니다.
29 아말렉족은 네겝 땅에 살고,
히타이트족과 여부스족과 아모리족은 산악 지방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나안족은 바닷가와 요르단 강 가에 살고 있습니다.”
30 칼렙이 모세 앞에서 백성을 진정시키면서 말하였다.
“어서 올라가 그 땅을 차지합시다.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
31 그러나 그와 함께 올라갔다 온 사람들은,
“우리는 그 백성에게로 쳐 올라가지 못합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강합니다.” 하면서,
32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자기들이 정찰한 땅에 대하여 나쁜 소문을 퍼뜨렸다.
“우리가 가로지르며 정찰한 그 땅은 주민들을 삼켜 버리는 땅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 땅에서 본 백성은 모두 키 큰 사람뿐이다.
33 우리는 또 그곳에서 나필족을 보았다.
아낙의 자손들은 바로 이 나필족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 눈에도 우리 자신이 메뚜기 같았지만,
그들의 눈에도 그랬을 것이다.”
14,1 온 공동체가 소리 높여 아우성쳤다.
백성이 밤새도록 통곡하였다.
26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셨다.
27 “이 악한 공동체가 언제까지 나에게 투덜거릴 것인가?
이스라엘 자손들이 나에게 투덜거리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
28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주님의 말이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너희가 내 귀에 대고 한 말에 따라, 내가 반드시 너희에게 그대로 해 주겠다.
29 바로 이 광야에서 너희는 시체가 되어 쓰러질 것이다.
너희 가운데 스무 살 이상이 되어,
있는 대로 모두 사열을 받은 자들, 곧 나에게 투덜댄 자들은 모두,
30 여푼네의 아들 칼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만 빼고,
내가 너희에게 주어 살게 하겠다고 손을 들어 맹세한 그 땅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34 너희가 저 땅을 정찰한 사십 일,
그 날수대로, 하루를 일 년으로 쳐서,
너희는 사십 년 동안 그 죗값을 져야 한다.
그제야 너희는 나를 멀리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될 것이다.’
35 나 주님이 말한다.
나를 거슬러 모여든 이 악한 공동체 전체에게
나는 기어이 이렇게 하고야 말겠다.
바로 이 광야에서 그들은 최후를 맞을 것이다.
이곳에서 그들은 죽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시편 106(105),6-7ㄱ.13-14.21-22.23(◎ 4ㄱ)
◎ 주님, 당신 백성 돌보시는 호의로 저를 기억하소서.
○ 조상들처럼 저희도 죄를 지었나이다. 불의를 저지르고 악한 짓을 하였나이다.
저희 조상들은 이집트에서, 당신의 기적들을 깨닫지 못하였나이다. ◎
○ 그분의 업적을 어느새 잊어, 그분의 분부를 따르지 않았네.
사막에서 그들은 탐욕을 부리고, 광야에서 하느님을 시험하였네. ◎
○ 이집트에서 위대한 일을 하신 분, 자기들을 구원하신 하느님을 잊었네.
함족 땅에서 이루신 놀라운 일들을, 갈대 바다에서 이루신 두려운 일들을 잊었네. ◎
○ 당신이 뽑은 사람 모세가 아니라면, 그들을 없애 버리겠다 생각하셨네.
모세는 분노하시는 그분 앞을 막아서서, 파멸의 진노를 돌리려 하였네. ◎
루카 7,16
◎ 알렐루야.
○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나셨네.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
◎ 알렐루야.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21-28
그때에 21 예수님께서 티로와 시돈 지방으로 물러가셨다.
22 그런데 그 고장에서 어떤 가나안 부인이 나와,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23 예수님께서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다
. 제자들이 다가와 말하였다.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
우리 뒤에서 소리 지르고 있습니다.”
24 그제야 예수님께서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25 그러나 그 여자는 예수님께 와 엎드려 절하며,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26 예수님께서는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8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주님,
저희가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놀라운 교환의 신비를 이루시어,
주님께 받은 것을 바치는 저희가 주님을 합당히 모시게 하소서.
우리 주 …….
시편 130(129),7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감동에 가까운 흔하지 않은 칭찬입니다.
가나안 여인의 믿음이 예수님을 이깁니다.
마태오 복음을 살펴보면, 공생활 동안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다른 민족들이나 사마리아인들에게 가지 말고
이스라엘의 양들에게 가라고 명하시고(10,6),
오늘 복음에서는 당신께서도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셨다고 말씀하실 뿐,
승천하실 때에야 비로소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그러니 아직은 가나안 여인의 청을 들어주실 때가 아니지요.
그런데도 가나안 여인은 자신이 청하는 것을 얻으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빵이든 부스러기든 문제 삼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자기를 환영하시든 박대하시든 개의치 않습니다.
그런 믿음이 어디서 나왔을까요?
명백합니다.
사랑 때문에, 딸을 살리려는 어머니의 마음에서입니다.
딸을 구해 주실 분이 예수님밖에 없음을 알기에,
다른 누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직접 가로막으신다 해도 끝까지 매달립니다.
사실 ‘강아지’라는 표현은 지독히 경멸하는 단어였지만,
이 여인은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뾰족한 마음이 아니라 밝고 명랑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여
예수님의 자비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개인이건 가정이건 나름대로의 고통과 시련이 있겠지요.
이 가나안 여인처럼 그분의 손길을 믿고 인내하면서
겸손하게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을 이길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습니다!